처음처럼 좋았던 그날/참이슬 같던너/
대장부처럼은 못해도/항상 우린 좋은데이/
안주는 필요없어/니입술이 안주니까/술잔에 담긴/
너의 눈빛을 보면/한잔, 두잔/부딫히는 이 술잔에/
취한다는 니 말에/너에게 빠질 것 같아/취하고 싶다/
너와 있는 순간은/같이 나눈 술잔은/
이거 마시면 사귀는 거야/비우고 싶다/니 앞에 그 술잔을/
너의 귀가 생각을/나 오늘 집에 가기 싫다/
한잔, 두잔/니 눈을 보고 있으면/
아무 생각도 안나/너에게 빠진 것 같아/
취하고 싶다/너와 있는 순간은/같이 나눈 술잔은/
이거 마시면 사귀는 거야/비우고 싶다/
니 앞에 그 술잔을/너의 귀가 생각을/나 오늘 집에 가기 싫다/널 보고 있으면/난 아무것도 못하고/그저 멍하니/
너에게 취한 것 같아/취하고 싶다/취하고 싶다/
지금 너의 눈빛에/촉촉한 니 입술에이제 너에게 고백할거야/쉬었다 가자/손만 잡고 잘거야/이런건 처음이야/오늘 밤 니가 너무 좋다
휴, 여기까지가 취하고 싶다 노래 가사이다.(슬래쉬 넣는다고 힘들었네.. 출처는 네이버뮤짂)
갑자기 아파트 단지마다 벚꽃이 흐드러졌다. 채팅방 여기저기에 봄이 왔다고, 벚꽃사진이 올라온다. 밤에 보는 벚꽃은 밝을 때 보는 벚꽃보다 한층 운치가 있다. 그리 차갑지 않은 봄바람을 맞으면서 밤길의 벚꽃을 보면 괜스레 설렌다. 아련한 추억 저편도 떠오른다. 그 시절의 연인과 차를 타고 구경하던 벚꽃나무들. 마치 눈이 내린 듯, 남색 수채화에 연분홍 꽃잎을 수놓은 것처럼. 봄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잎이 멋졌다. 나중에 집안으로 들어와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벚꽃잎이 머리카락 사이에 끼여서 같이 귀가를 하기도 했다.
아주 오래전 대학교 1, 2학년에는 진해 군항제에 벚꽃구경을 가기도 했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더랬다. 벚꽃철은 거의 중간고사 기간이랑 가깝기도 해서 놀러 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연필을 잡고 있기도 했다. 시험공부가 제대로 되었을지는 만무하다.
한때 과 동아리에서 갔던 벚꽃이 만개한 공원에서, 새내기인 동기를 꼬시려는 선배의 은밀한 음모도 있었더랬다. 아, 물론 내 얘기는 아니지만, 선배의 계획이 결국 들통난 현장에 함께 있던 1인으로서.. 그 썸녀가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먼저 돌아가버렸고, 선배는 바로 표정이 굳어지고 (동아리 장으로서) 의지가 모두 사라진 모습을 우리에게 그대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 둘은 결국 잘되었고 나중에는 헤어졌지만.. 나의 동기였던 여자애가 괜히 나한테, '00(내이름)아, 너는 00(남자이름)선배 어떻게 생각해?'이런 식으로.. 좀 엉뚱하게 굴었기도 해서 아직까지 기억이 난다.
각종 꽃이 피는 봄은, 연애를 시작하기 참 좋은 날씨다.
굳이 연애가 아니라도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좋다. 가끔 뿌옇게 끼는 황사만 빼면..
꽃구경을 떠나고 싶은 날씨.
잘 가보진 않았지만 소금기 가득한 바닷가 냄새가 풍기는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 하고 싶은 날씨.
안주가 허접해도 좋다. 그 공기와 분위기가 곧 최고의 안주일 것이다.
술을 그닥 즐기지 않는 나도 이런 상상을 하는 걸 보면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더 설렐까.
'취하고 싶다'의 노래에 어울릴만한 뮤직비디오도 있었으면 좋겠다. 썸 타는 두 남녀가 소주 한잔 걸치면서 가까워지는 그런 내용으로? 계절이 벚꽃이 흩날리는 봄이면 더 멋질 것 같다.
물론 낼모레 3년 차 연애 중인 나에게 썸은 없어도 쌈 같은걸 싸 먹을 일은 충분히 있다. 이런 나도, 괜히 설레는 봄인데 하물며 대학에 갓 입학한 새내기나, 소개팅이나 새로운 이성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는 이들은 얼마나 손발이 오그라들까.
내 주위에는 종종, 연애나 사랑을 자포자기한 이들도 꽤 있다. 아마 28년 차 모태솔로인 내 남동생도 그럴 수도..
그래도 얼마 전 아침마당에서 본, '켈리 최'사장님의 이야기에서 느꼈던 것처럼, '무엇이든, 시작하지 않으면 얻는 것도 없는 것' 같다. 소개팅을 숱하게 실패해도 시도한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이 아닐까. 결과가 어떻게 되든,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으면 좋겠다.
가끔 보는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이성과의 만남에 어려움을 겪는 남녀들이 종종 나온다. 그들에 대한 MC들의 조언은 '어떠어떠한 점을 좀 바꿔라'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 어느 정도는, (나만의 스타일을 바꾸기 싫어도) '이성에게 호감이 갈만한 방향'으로 바뀌어야 조금이라도 연인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
뭐, 이 분야에 대해 그닥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보살들의 조언 외에 내가 덧붙일만한 말은 없다.
그나마 일개 안경쟁이 뚱보인 내가 생각하기에, 이성과의 사귐을 준비할 때에는 어느 정도 관리는 필요하다고 본다.
매번의 소개팅마다 10킬로를 감량하고 상대방을 만났던 나의 경험으로 말미암아도 '보기 좋은 외모'는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나처럼 얼굴이 평범하거나 하면, 살이라도 빼서 몸을 만드는 것. 이성을 사귀고 싶다면 어느 정도의 노력도 필요하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듯이.
다시 벚꽃 이야기로 돌아가서, 아마 좋아하는 (꽤 오래된)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도 남주 김도진과 여주 서이수가 첫 키스를 하는 장면이 내 기억으로는, 벚꽃이 흩날리는 와중이었던 것 같다.
뭐, 봄에 설레게 시작한 사랑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또 다른 해가 밝으면 마른 이파리처럼 조금 푸석해지고 시시해지기도 하지만.. 그런 익숙함과 편안함도 또한 그런 설렘들만큼이나 좋다.
코로나라 벌써 2년 정도(?) 꾹 누르고 있는 여행과 외출에 대한 욕구도 조금씩 풀어나가고 싶다.
김밥을 싸서 소풍을 간다든지.. 그런 일들. 땅콩샌드, 그레이스, 롯데샌드 같은 내가 좋아하는 구식 과자들을 사들고 등산을 한다든지.. 참, 게토레이와 포카리스웨트도 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