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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몸이 찌뿌둥하다..

그저 푹 쉬고 싶은 하루

by 박냥이 Apr 06. 2022

  고작 백수면서 몸이 피곤하다.. 어제 특별히 한 일도 없다. 장장 휴식시간만 1시간이었던 3시간여의 등산을 마치고 집에 온 뒤, 설거지나 음식쓰레기를 버리는 일 말고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남동생의 퇴근이 늦어져서 꾸벅꾸벅 조시는 엄마를 들여보내고 대신 기다리다가, 동생이 씻으러 들어가는 것까지 보고 나서 드라마 최종화를 그저 흘려보내버린 채 곯아떨어졌다.


  낮은 베개가 불편해 조금 높은 것을 하루 이틀 썼더니 그것이 문제였나 보다.

각종 공과금의 인상 소식에 어제 갑자기 기온이 떨어졌음에도, 엄마랑 절약하면서 살기로 다짐한 게 생각이 나서 +보일러 켜러 일어나기도 귀찮아서 전기장판에만 의지해서 잤더니.. 별로 잘 잔 것 같지가 않다.

엄마랑 남동생은 침대에서 잔 지 꽤 되었건만, 나는 아직까지 고집을 부리면서 바닥에서 쉬고 잔다.

바닥난방과 전기장판 난방의 느낌이 조금 다르달까.. 우리 집은 둘 다 쓰는 편이다.


  오늘은 하필이면 오일장 날이다. 마냥 하품만 해대며 집에서 뒹굴거리지도 못한다. 게다가 오후 7시, 아마도 어제라면 내가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편한 차림으로 집에서 쉬는 시간에, 오늘은 약속이 있다.

한동안 안 갔던 사진모임의 일정이 그나마 우리 집 근처에서 있는 날이라서, 며칠 전부터 투표에 참석을 눌러놓은 상태다. 총 3명의 인원이 참석할 예정으로 보이나, 이 중에서 누구 한 명이라도 당일 취소를 해버린다면.. 모임의 진행 여부가 불투명해진다. 최소 3인 이상이어야 모임이 진행되기에.. 내심 한 명이라도 취소하면 오늘 하루가 편해질 수도 있겠다 하고 모순된 생각도 해본다.

 

  어제 트랭클(?)이란 운동 어플을 깔았다. 등산모임에서 가끔 등산 일정에 대해 설명할 때 그곳을 방문했던 타인의 블로그 포스트를 공유해주는데, 그런 글들을 읽는 중, 해당 블로거가 사용하고 있는 어플이라 소개를 했었다. 호기심에, (혹시 등산로도 나와있나 싶어서) 깔아보니.. 뭐.. 내가 걸은 기록을 잘 기록해주는 용도로는 충분하겠다.

이미 걸음수는 삼성 헬스를 통해 파악하고 있는터라, 그 외의 기능인 고도, 경로 이런 것을 참조하는데 써볼 예정이다. 다만, 배터리를 좀 많이 먹는 것 같아서.. 자급제 핸드폰이라 꽤 오랫동안 최신폰을 사용할 계획이 없는 나로서는.. 어쩔 수 없이 어플 이용을 중단하게 될 수도 있겠다.


  이번 주 인간극장 마라도 편은, 참 열심히 보고 있다. 인간극장 방영 전에 엄마를 도와 식사 준비도 재빠르게 마치고, 가급적 인간극장 시작 전에 밥상머리에 앉으려고 한다. 평소보다 꽤 서둘러대니, 엄마가 의아해하실 정도.

이번 주 스토리는 뭔가 몰입이 잘 된다. 주인공들이 나랑 비슷한 나이대이기도 하고, 좋아하는 바다이야기여서 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해남'으로 일하는 주인공이 참 듬직하고 보면 기분이 좋아진달까..

사람이랑 쉽게 쉽게 친해지진 못하는 성격이지만, 가능하면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다. 그 사람을 알아서 뭔가 득이 될 것 같아서 친해지고 싶은 것은 아니고, 그냥 그런 다부진 삶을 사는 친구를 한 명 두고 싶은 욕심이랄까..

이제 서른이라서 사실, 누군가와 격 없이 친해지긴 힘든 것 같기도 하지만..


  오전 중에 오일장에 다녀와서, 좀 푹~쉬다가 (그동안 어제 잔다고 놓친 드라마 최종회 뒷부분도 다시 보고) 오후에는 산에 다녀올 예정이다. 체중은 1kg가 줄었다 쪘다 별 진전이 없다. 이러다간 6월 산부인과 외래에서 또 의사 선생님께 한소리 들을 것 같다.. 그나마 산에라도 꾸준히 다니는 것이 목표라서, 각종 일정을 쓰는 네이버 캘린더 말고, 기존에 깔려있던 캘린더 어플을 등산 기록용으로 쓰기로 했다. 

목표는 매일 하루하루에 등산 기록을 남기는 것. 그리고 브런치 시작을 하면서 소홀했던 블로그는, 주기능을 1) 등산 기록 2) 목욕탕 정보기록 용으로 바꿔보려 한다. 목욕을 다니는 것도 꽤나 운동이 되어서, 주 1~2회는 다니려고 하는 편. 무엇보다 살찐 사람들에게 목욕을 다니는 것은 씻는 것 외에, 또 다른 의미로 자극이 된다. 내 몸 구석구석을 살필 수 있는 시간이고, 등산으로 조금이나마 다져진 몸의 상태도 체감할 수 있다. 반대로 등산을 한동안 쉬면 말짱 도루묵이 되는 상태도 대번에 알아챌 수 있다.


  그나마 날까지 흐렸으면 더 축 쳐지고 아무리 백수라도, 쓸데없이 풍부한 감수성 때문에 더 힘들었을 것인데, 다행히 날은 맑다. 매일매일 세탁기가 돌아간다. 여느 때보다 벚꽃을 오래도록 볼 수 있는 것도 며칠간의 맑은 날씨 때문이다.

이제는 서서히 져가는 벚꽃, 비가 온다면 후두둑 떨어져 버리고 말 텐데.. 지금의 벚꽃들은 천천히, 슬로 모션이 걸린 듯이 쉬엄쉬엄 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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