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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에 끊어놓은 헬스장 = 또 한 번의 기부

연둣빛깔로 차오르는 집 뒷산

by 박냥이

역시 헬스는 삼 개월을 한 번에 끊는 게 아니다. 이번엔 국민체육쿠폰의 도움을 받아, 3만 원 할인을 받기도 했지만 거진 10만 원을 또 기부해버린 셈이다.

여태 살면서 헬스장에 얼마나 기부를 해왔던가.. 회원권을 끊고 채 절반을 다닌 적이 없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정말 죽어라 살을 빼야겠다면, 오전에 등산+오후에 헬스를 해야 할 판이지만.. '벌 받는 것처럼 힘들게' 살을 빼곤 싶지 않다. 아마 관절도 안 따라줄 것이다. 단지 등산만 꾸준히 해오려고 노력 중이다. 그래서인지 몸무게 자체에는 진전이 없긴 하나, 없던 근육이 조금 생기긴 했다.


먼저 등산.

사실 헬스를 끊은 이유는 날이 춥거나 비 오거나하면 등산을 못 가니 대신해서 헬스장에서 운동을 할 계획이었다.

허나.. 요즘 날이 아~주 따듯해졌고, 비가 오는 날도 손에 꼽는다. 그리고 여기저기 꽃도 피고 새싹도 돋아나 산에 볼거리가 한층 풍성해져서.. 무조건 헬스장보다 등산을 간다.. 헬스장을 끊은 의의를 굳이 생각하자면, 헬스장 안 간다=돈 아깝다=등산이라도 가야지 이렇게 생각해서 '헬스장 대신'이란 마음으로 등산을 좀 더 열심히 다니게 된 것뿐이다. 하하.

연둣빛으로 차오르는 산

그리고 목욕.

등산하고 엄마랑 목욕을 주 1-2회 다니다 보니.. 헬스장은 더욱더 멀어지게 되었다. 결국 또 한 번 기부를 한셈이다.

그나마 헬스 가더라도 하는 것이라곤 딱 두 개, 러닝머신과 자전거뿐이니.. 맘 같아선 몸짱 사람들처럼 무슨 프레스 무슨 머신 멋져버리게 이용해 보고 싶긴 한데.. 역시 나와는 거리가 먼, 상상 속의 일이다..


다음에 또다시 헬스를 끊는다면 겨울에 끊던지 해야겠다. 아무래도 요새는 산에 앉아 햇볕 쬐면서 그저 멍 때리고, 아무도 없을 때 마스크 벗고 헉헉대고 하는 게 더 편하다.

약 한 달여 남은 헬스 기간에 대한 이미 낸 비용은 생각 않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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