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일리톨껌만 씹는 가족

차에 한통씩, 집에 두통씩

by 박냥이

우리 가족은, 동생을 제외하고 모두 자일리톨껌을 즐겨 씹는다. 자일리톨 껌에도 종류가 많아졌는데, 예전에 나온 정사각형 모양의 하얀색만 산다. 2중 구조(?)로 약간 직사각형에 더 통통한 모양은 더 단 느낌이라서 안 산다. 엄마 말로는 정사각형 녀석도 최근 들어서 옛날보다 달아졌다고 하시더라.

껌을 씹는 타이밍은, 보통 '저녁 식후'에 바로 양치하기 귀찮을 때 티브이를 보면서 잘근잘근 씹는 편이다.

그리고, 나는 운전할 때 많이 씹는다. 옛날에 편입시험을 칠 때 아부지께서 '껌을 씹으면 긴장이 풀어지고, 집중력이 올라간다'라고 하신 적이 있어서 아직 초보운전 티를 못 벗은 운전 동안은 껌을 씹으며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중이다.


아마도 롯데마트가 제일 쌀 거 같은 롯데 자일리톨 껌은, 보통 리필팩으로 구입하여 집과, 차의 총 4통에 채워 넣는 편이고, 그 통들이 웬만큼 더러워지지 않는 이상 통째로 사는 경우는 잘 없다. 아부지의 큰 차에 하나, 내가 모는 작은 차에 하나, 거실에 하나, 부엌에 하나가 있다.


동생은 차에서 자일리톨껌을 씹으면 멀미가 난다고 씹지 않는다. 약간 맵다해야 할까.. 이런 특유의 향을 싫어해서 자일리톨껌을 안 씹는 사람들이 꽤 많더라.. 작년에 만났던 지인도 그랬다.

나도 가끔 마른입에 자일리톨껌이, 특히 인두 부분에 가까이 닿여서 겉 부분을 깨뜨릴 경우에(처음 씹기 시작할 경우에) 엄청 맵고 자극적이라 재채기를 할 뻔했던 적도 있다. 가급적이면 약간의 수분감이 있는 구강 내에서, 너무 어금니 안쪽에서 터뜨리지 않는 것이 하나의 요령이다.


보통 마트에 무엇을 사러 가면 아버지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장을 같이 보시지 않고, 화장실에 잠시 들리거나 마트를 훑듯 휙 둘러보고 차로 돌아가시는 습관이 있으신데, '뭐 먹고 싶은 거 있나'하는 엄마의 물음에도 거의 항상 묵묵부답하는 아부지가, 유일하게 (떨어지면) 사 오라고 말하는 것 중의 하나가 '껌'이다.

일전에 가족카톡 상에서 아부지가 '껌'이라고 단답하는 게 뭔가 재밌어서 가족끼리 한동안 '껌' '껌'하면서 놀린 적이 있다. 가족카톡상에서 가끔 발신자가 누군지 자세히 보지 않으시는 어머니는, '껌'이라는 나의 뜬금없는 메시지에 아부지가 껌사오라고 한 건가.. (아부지를 놀리는) 나의 의도와는 달리 착각하신 적도 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자기 전에 씹는 껌'이라는, 다소 대범해 보이는 듯한 광고를 했었는데, 아무리 그래도~ 우리 집 식구들은 껌으로 마무리를 하지는 않는다. 밤이 되어서 피곤해지고 졸리는 몸에 껌을 씹으면서 양치질하는 것을 미루다 가도, 결국에 다 자기 전에 또는 졸다가 일어나서라도 양치질을 하고 잔다.(일전에 티브이에서 보니, 식사하고 가급적이면 빠른 시간 내에 양치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하더라, 그렇지만 저녁에는 좀 힘들다..)


리필팩의 가격은 (안에 정확히 몇 개가 들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보통 두 세트 묶음에 3,500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학교 다닐 적에는, 가방 안에 이것저것 많이 넣고 다니는 특기가 있었는데 그중 꼭 들어있던 것이 1,000원짜리 10개들이 자일리톨껌이었다. 편의점에서 조금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 내가 좋아하는 정사각형 자일리톨껌의 포장과, 일반적인 껌의 모양인 길쭉하고 납작한 자일리톨껌의 포장에 차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실수로 길쭉이를 사버리면.. 괜히 조금 아쉽다. 사실 당도만 따지면 길쭉이가 좀 덜 단 것 같았는데, 도토리 키재기라도 껌의 수명(?)으로 따지자면 정사각이가 좀 더 오래가는 편이랄까.. 정사각이는 PTP포장, 길쭉이는 호일+종이 포장이라서 씹고 뱉기는 길쭉이가 더 낫긴 하나.. 매번 편의점에서 껌을 살 때는 더 넙적하고 세로 변이 더 긴 직사각형 모양 포장의 자일리톨껌을 사는데 일상적인 주의를 기울였다.

이렇게 껌을 들고 다니면, 동기 언니들이랑 같이 식사를 하고 나서 '껌 드실래요?'할 때 그 10개들이 포장이 거의 반털이 났었더랬다. 아마 내가 베풀었던(?) 껌만 모아도 남은 평생동안 씹을 정도가 되지 않을까.


애정하는 '정사각이'도, 아마 옛날의 과자에 비해 최근의 과자들이 가격 대비 중량 면에서 형편없어졌듯이.. 옛날에 비하면 함량이나 원료면에서 또는 크기나 양 면에서 더 보잘것 없어졌을 수도 있는 의심을 한 편에 가지고 있긴 하다. 남친은 정사각이 하나로는 조금 부족하게 느끼는 것 같다. 보통 한꺼번에 두 개를 주면 헤헤거리면서 조용히 물러난다.

나의 작은 차, 모닝에는 앞 좌석에는 통 자일리톨껌이 있고, 엄마가 주로 앉는 모닝표 사장님 자리 앞 조수석 의자 뒷주머니에는 리필팩 자일리톨껌이 한 봉지 들어있다. 내가 운전하느라 바쁘다고 껌을 제 타이밍에 드리지 못하면 자신의 입맛에 맞게 꺼내 드시려는 엄마의 '은밀하지만 노골적인' 계획이다.

가끔 기어 앞 칸의 껌통에서 껌을 꺼내기 번거로울 때나, 이미 운전을 한창 하고 있는데 '껌이 고플 때' 반대로 엄마한테 껌을 얻어먹는 다소 얌체 같은 행동을 할 때 유용한 점도 있다.


가족들이 오늘같이 외식을 하고 나서, 바람을 쐬러 (보통 인근의 절에 간다) 산으로 절로 바다로 갈 때, 노곤한 운전자(아부지나 나)의 정신을 챙겨주는 역할도 '껌'이 맡는다. 보통 큰 차를 탈 때 조수석에는 내가 앉는 편인데, 다 같이 식사를 마치고 차에 타면 내가 옆의 아부지, 뒤의 어무니께 껌을 하나씩 챙겨드린다. 아부지가 운전하느라 바쁘시면 입에 넣어드리는 경우도 있다. 껌이 생각보다 작기 때문에 뒷좌석의 어무니한테 전할 때도 '떨어뜨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아마 여태껏 꽤 많은 껌을 차 안에서 떨어뜨렸을 것이다..

너무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난다 해서, 보통 많이 씹어도 하루 2~3개만 씹는 편이다. 오늘은 세어보니 한 3개 정도 씹었다. 가족 4명 중 동생은 껌을 씹지 않는다. 아마 집안 식구들이 자신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자일리톨껌'만 사서 어쩔 수 없이 씹을 껌이 없는 것일 수도 있다. 뭐, 따지고 보면 여러 식품첨가물도 들어가 있고.. 몸에 무조건적으로 이로울 수는 없겠으나.. 여러 가지 유용한 점 때문에 우리 가족은 오랜 시간 동안 애용 중이다.

매년마다 껌 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으면 좋겠다.(알게 모르게 양도 줄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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