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대가를 바라지 않는 챙김에 보답이 따르길

잊기 힘든 감사함

by 박냥이

백수라서 빠듯하지만, 이번 달에는 꼭 챙겨야 할 지인의 생일이 있다.

이 지인은 나보다 4살 연상의 언니인데, 같은 학과의 선후배 사이이다. 편입 등으로 선후배의 나이가 뒤죽박죽이라 웃기게도 내가 그녀의 선배였고, 지금 그녀의 남편인 그녀와 동갑 오빠는 나와 동기였다.

언니는 학생회 임원도 할 만큼 성격이 활달하고 여장부 스타일이었다. 항상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게 과묵했던 동기 오빠에게 아마 먼저 호감을 표시했었을 것이다. 둘은 몇 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까지 했고, 얼마 전에 2세도 탄생했다. 덧붙이자면 이런 오빠의 과묵함은 한참 지연된 프러포즈라는 웃지 못할 결과도 낳았는데, 이때에도 언니의 강단 있는 성격이 힘을 썼었다고 한다.(참고 - '결혼 안 할 거면, 그만 만나자.' 하하)


그리 가깝지 않은 사이라 생각했건만, 그녀와 친한 언니와 또 내가 친하고.. 이런 이어진 인연들에 그녀의 결혼식도 가고(굳이 그녀와 가까이 지내지 않았어도 오빠가 대학 동기이니 갔었을 테지만). 그렇게 대학 졸업 이후에도 몇 번 얼굴을 볼 기회가 있었다.


그러던 중, 작년 말 나는 갑상선암 투병 소식을 굳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행동을 했고..

갑상선암에 걸린 일에 대해 가족이나 직장 사람들, 남친 외에는 특별하게 알리지 않던 중, 그 게시물로 인해 많은 지인들이 나의 투병소식을 알게 되었다.

아마, 수술을 앞두고 환자복 신세에.. 뭔가 초라해지고 외로운 마음에 그렇게 글을 썼던 것 같다.

한편으로 수술 이전에 사진을 올리며 약간 두렵기도 했었다.


그렇게 별 기대 없이 있다가, 종종 오는 지인들의 안부 연락을 받으면서 입원생활을 했다.

아마, 그녀에게서도 그맘때쯤 연락이 왔던 것 같다. 그녀의 연락은 좀 특별했는 게, 예의상 하는 여러 안부 연락 외에, 예상치 못한 거금 10만 원을 턱 하니 보내왔던 것이다.


수술을 앞두고 정말 가까운 이들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꽤 받았다. 수술비가 없거나 형편이 안 좋아서가 아니라, '마음'을 돈에 담아 외숙모, W형님이.. 내가 정상적으로 벌이를 할 때 거의 항상 여유로 내기 힘들었던 만큼의 돈을 떡하니 보내주셨다. 한사코 거부를 했음에도, 계좌번호를 받아가셨더랬다.

앞으로 그들에게 보답하며 살아야 하니, 더욱 건강관리에 분발해야겠다.


여튼, 내가 그다지 친하지 않다 생각했던 그녀로부터의 그런 지원에, 이담에 그녀에게 기념할만한 일이 생기면 꼭 챙겨주어야겠다고 내심 다짐했다. 다행히 카카오스토리로 그녀의 생일을 알 수 있었고, 그게 바로 오늘이었다. 10만 원까지는 아무래도 조금 무리인 상황이라, 5만 원짜리 기프티콘을 사서 보냈다.

얼마 전 그녀의 출산소식도 함께 축하하면서.


그녀가 나에게 응원의 돈을 보낼 때, 그녀는 아마 대가를 바라지 않았을 테지만, 나는 잊지 않고 있다.

그렇게 대가 없이 베푸는 모든 이들에게, 그 마음이 흐르고 남아서 많은 보답들이 되돌아가길 바란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겪어보니 따지게 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