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짓 존스의 베이비(영화)
잘 기억나지 않지만.. 3편에서 브리짓이 글램핑(?)을 떠나는 장면에서 나오는, (어렴풋이 기억나는 노래 제목은) 'Take hands'(?)랑 비슷한 제목의 노래도 신난다.(->찾아보니 'Hold my hand -Jess Glynne'였다고 한다..)
영화를 틀면 막상 집중해서 다 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그 당시 느꼈던 낭만을 다시 느낄 수 있는 장면까지 빨리 감기를 생략하고 이전의 일련의 사건들을 흘려 보다 보면.. 그만큼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는 '본디 보려고 했던 장면'까지 채 못 보고 꺼버리기도 한다.
하여간, 기차나 지하철이나 버스나 집 근처에서는 되도록 두고 싶진 않긴 하나.. 굳이 선택지가 없다면 기차가 나을 것이다. 단.. 서행구간이어야 괜찮을 것 같다. KTX가 지나는 구간은 여간 요란스럽지 않을 것이다.
후일에 역세권의 집을 구하거나 할 때에 이런 것은 크게 염두해둘 부분이 아니라 해도.. 세상의 소리에 유난히 민감한 청각의 보유자인 탓도 있다. 심지어 어젯밤 가족들이 다 같이 티브이를 시청하고 있는 중, 나 홀로 집 밖에서 들려오는 오토바이의 엔진 소리를 들었고... 엄마는, '아~~~ 쓸데없는 것 좀 듣지 말라고~~~'하면서 혀를 내두르셨다. 청각이 불필요하게 예민한 걸까.. 그래도 장점이라 하면 장점인 것은.. 직장에서 업무를 볼 때 다른 사람이 못 듣는 데시벨의(?) 소리까지 다 들으니, 안에서 일을 하고 있어도 바깥 상황을 다 파악하고.. 내가 필요할 때에 맞춰나갔으니.. 장점이라고 썼지만 쓸데없이 스스로 피곤해지는데도 한몫했다. 어쩌면 바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나의 지나친 간섭 아닌 간섭에 불편했을 수도 있겠다.
심지어 나의 몫이 아닌 일에도, 안에서 같이 일하는 분의 편의를 봐주는 격으로 (짐이 도착하는 소리를 혼자 듣고) 내가 나서서 짐 같은 것을 나르고 했으니.. 쓸데없는 배려일 수도 있겠다. 내 입장에서는, '듣고도(보고도) 못 본 척'하기가 좀 불편했달까..
사실은 그런 일은 나랑 같은 공간에 있던 직원이 나가서 해결해야 되었을 일이었건만.. 그렇게 쓸데없이 오지랖을 넓히는 일에도 예민한 청각이 한몫했다.
기차가 옆을 지나는 집에 대해서 낭만적인 얘기만 적어보려 했는데, 또 잡다한 사설이 길었다..
가끔씩은.. 삶에서 뭔가 기대하는 것이 없어진다고 할까.. 그냥 흘러가는 대로 체념하면서 별다른 노력도 하지 않고 싶을 때가 찾아오는데.. 그럴 때는 브런치에 글 쓰는 일마저 다 부질없게 느껴지곤 한다.
'막 뭔가 주절주절 쓰고 싶을 때' 이곳을 찾는다. 그냥, 세상사 다 귀찮고 사람 만나는 것도 싫고 나 혼자의 몸뚱아리만으로도 버거울 때는... 모든 것이 다 귀찮아지더라... 하물며 이렇게 사소한 이야기를 쓰는 일 자체도 귀찮아져 버린다..
물론 지금은 괜찮은데, 이런 시간은 가끔씩 찾아와서 나를 들볶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