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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냥이 May 10. 2022

허전한 밤엔 라디오와 노래

잔걱정들(근무시간, 탄수화물, 드레싱소스 등)

  밤이 늦도록 잠이 안 올 때가 있다. 그렇다고 티브이나 드라마 핸드폰을 보긴 눈이 또 피곤하다.

이럴 때엔 불을 끄고 눈을 감고 있는 게 건강상 좋지만..

괜히 어둠이 갑갑하고, 마음이 어수선하고 몸을 뒤척일 때가 있다.

이전에는 엄마에 의해 강제로 전등불이 꺼져도 핸드폰을 들여다볼 만큼 SNS 속 세상나들이에 열심이었다. 그렇게 한다고 큰 효과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눈은 더 충혈되고 머릿속은 더 복잡해질 뿐이었다.

  몇 달간 일을 쉬면서 엄마의 잠자리에 놀러 다니면서, 엄마의 취침 습관에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었다. '잠잘 때가 제일 행복하다'하시는 웃기면서도 슬픈 이야기를 매번 하시는 엄마는, 티브이나 핸드폰을 장시간 들여다보기보다 적당한 시간이 되 졸리시면 다 끄시고 베란다 미약한 조명을 살짝 켜놓은 채로 라디오를 틀어놓으셨다. 가끔 엄마 옆에 누우면 머리 위에 놓인 스피커에서 크게 음악이 흘러나왔고, '이렇게 시끄러운데 잘 수 있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헌데 지나고 보니 그러한 방법은 엄마가 잠이 오지 않으실 때 쓰는 방법이었던 것이다.

  이후, 나도 잠자리가 어수선하고 괜한 두려움과 걱정들에 잠에 쉽게 들 수 없을 때면, 핸드폰을 이용해 1-2시간 뒤 자동 꺼짐 예약을 해놓고 라디오를 틀어놓는다.

주로 듣는 프로는, 밤 10시부터 KBS2 라디오에서 하는 '밤을 잊은 그대에게'이다. 물론 요새 라디오도 중간 광고가 여간 요란스럽지 않지만, 프로그램 상에서 흘러나오는 이름 모를 노래들과 얼굴 모르는 사람들의 문자 사연을 듣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잠에 들게 되고, 금세 아침이 밝는다.


  지금은 사실, 산 중턱에서 글을 쓰고 있다.

오랜만의 등산이다. 운동기록을 써놓는 달력을 보니 거의 일주일 만에 산에 올랐다. 핑계를 대자면 각종 기념일과 부처님 오신 날로 지난주는 꽤 바빴다.

  산을 오르다 보니 이것저것 잡념이 생기는데, 정상 부근에서는 인터넷이 잘 안 되지만 그 외의 구간에서는 자주 브런치를 한다. 떠오르는 생각들을 두서없이 써 내려가기 편리하다. 개인적으로는 블로그처럼 오프라인에서 작성하고 저장할 수 있는 기능도 있으면 좋겠다. 그런 기능이 추가되면 인터넷을 못쓰는 비행기를 탈 때에 유용하지 싶다.


  등산 중에 지칠 때마다 조금씩 글을 쓰면서 등산 본연의 목적에도 충실하려 하지만, 앉은자리에서 막 쓰다 보면 시간이 한참 지나있기도 하다. 

  돌부리가 많은 구간에서는 폰을 잠시 넣어두고 등산에 집중하는 게 안전하다.

이곳은 거의 항상, 나의 목표지점인 곳이다. 오늘은 흐려서 별로 밝아보이지 않지만, 맑은 날 햇볕쬐기 참 좋은 장소이다.



   고민거리들은 큰 고민은 아니지만, 먼저 다음 일할 직장의 근무시간대에 관한 고민인데 그때 자리가 나봐야 확실하겠지만 한 달여 뒤의 일을 살짝 고민해보면,

오전 시간대(보통 9시~1시)랑 오후 시간대(2~6, 7시) 중 언제 근무할지 고민이다. 오전, 오후를 다 일하는 풀타임 근무는 건강사정상 당분간 지양하려 하고 있어서,

파트타임으로 다시 일을 시작할 생각이다.

오전 근무와 오후 근무 각각의 장단점에 대해 써보면,

1) 오전 근무

*장점

- 오후 근무시보다 뭔가 더 부지런해질 것 같다.

- 업무를 하루 중 먼저 처리해버리고 오후 시간에 쉴 수 있다.

- 오후에 엄마랑 목욕탕에 여유 있게 다녀올 수 있다.

- 스트레스를 받아도 오후에 풀 여유가 있다.


*단점

- 오후 산행은, (여름철엔) 덥고 힘들다. 등산을 이어가려면 이른 아침이나 새벽시간을 이용해야 할 것이다.

- 오후의 목욕탕은 오전보다 수질이 별로이다.

- 오전의 여유가 없어진다.

- 오전 중의 집안일을 도울 수 없게 된다.(엄마는 신경 쓰지 말라고 하시지만..)


2) 오후 근무

*장점

- 오전에 등산을 다녀올 여유시간이 생긴다.

- 목욕탕 물이 더 깨끗할 때 이용 가능하다.

- 잠시 늦잠을 자는 것도 가능해진다.

- 출근 준비를 여유 있게 할 수 있다.


*단점

- 오전 근무시보다 게을러질 수 있다.

- 목욕이나 등산을 (오전 중에) 빠듯하게 해야 한다.

- 엄마의 오후 목욕 일정에 차량 지원이 어려워진다.

- 저녁에 집으로 곧바로 안 오고 다른 곳으로 샐 염려가 있다.(각종 모임 등)


   각각 장단점이 있고, 오후 근무는 3년 전에 경험해보았고 동종업계의 친한 지인이 '오전 근무+오후 운동'을 하며 사는 모습을 보고하니, 오전 근무가 더 낫다, 싶다가도 오후 무도 나름 매력 있다고 느껴진다.

아마 그때 봐서 더, 시간상/지리상/업무상 이점이 있는 곳의 조건에 따라야 할 것 같다.

  이후 엄마랑 대화 중에 엄마는, 부지런하게 지내기엔 오전 근무가 더 낫지 않겠냐는 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셨다.


  다음 고민은, 겨우 하루 동안 탄수화물(밥 등)을 평소보다 조금 덜 먹고 1킬로가 빠진 것에 의기양양해하며 생각한 고민이다.

흔히들 다이어트의 적은 탄수화물이라 할 만큼, 살을 빼는데 신경 써야 할 중요 요소인 것 같긴 하나..

적당히 먹으면 되는데 과잉이 되어서 문제인 것을 앎에도..

평소의 양에서 밥, 빵 등을 자제하기가 쉽지는 않다.

탄수화물이 과잉이 되면 지방으로 쌓이고..

이러한 것들 때문에 단백질만 먹는 다이어트 요법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단백질의 대사는 좀 복잡하던가.. 그랬다..)


  여튼 내친김에 외식도 끊어볼까 잠시 생각했지만(항상 외식이 많았던 하루 뒤에는 몸무게가 제자리걸음이었기에..), 차마 이것은 불가할 것 같다. 그리고 집 냉장고에서 하루하루 손 닿지 않고 묵고 있는 참깨 드레싱소스를 어떻게 처치해버릴까도 고민이다.

생양상추를 뜯어먹어보진 않아서 샐러드 만드는 법도 잘 모르겠다.(아마 먹기 좋게 썰어내는 칼을 마트에서 본 것 같기도 하다.) 하필 키위드레싱이랑 둘 중에 고민하다 참깨 드레싱을 사서.. 어떤 음식과 쉽사리 어울리지 못할 거 같은 오묘한 맛을 어떻게 유통기한 내에 해치울지, 내심 고민이다. 키위드레싱이었음.. 한결 더 (참깨 드레싱에 비해서는) 먹기 쉽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봤다.

  흔히 닭요리에 곁들여서 주는 '양배추+마요네즈 케첩'의 조합만큼 참깨 드레싱에 어울릴만한 게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그것의 냉장고 속의 존재는 금방 잊어버린다.

  우선, 양배추와 양배추를 썰어낼 도구를 먼저 마련해봐야겠다.(찾아보니 다이소에서 구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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