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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냥이 May 29. 2022

건강을 버는 시간

내 몸에 귀 기울이기

  이 글을 쓰려고 사진이랑 제목만 올려둔 채 작가의 서랍에 둔지 나흘 정도가 흘렀다. 그동안 또 이직 준비로 동분서주한다고 이틀에 한 번은 꼭 하던 등산도 하지 못해, 모든 일을 마무리하고 일요일에야 한 숨을 돌린다. 늦었지만 겨우 등산로에 들어서서 평소보다 헉헉거리면서 오르던 길을 오르던 중(등산은 하루만 쉬어도 다시 힘겨워진다), 문득 떠오르는 여러 생각들을 기록하고자 브런치 어플을 틀었다.

  예전에는 입사 절차상 으레 진행되던 신체검사의 과정이 부담스러운 게 아니었다. 그 시절에는 건강을 당연하게 생각했고 젊음이 곧 건강이었다.

그런데 이후 무리하게 일을 하면서 그 건강을 잃는 여럿 고비에 이제는 신체검사를 야 한다 하면 솔직히 걱정이 앞선다.

  건강을 한번 잃어본 이들이, 그제야 정신 차리고 이전보다 건강 챙기기에 열심이 된다고 하듯이 나도 두어 번의 수술 이후에야, 오래전부터 집 뒤에 있던 야트막한 산을 들락날락거리기 시작했다.

수술 이전에 진작 산을 다니면서 건강을 챙겼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뭐, 이제라도 등산을 해보는 것이다.


  작년 10월부터 지금까지 직장을 그만두고 나서 돈은 벌지 못했지만, 스스로는 '건강을 버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건강이 주어지는 만큼에서 이전에 충분히 가꾸지 못해 잃어버린 것을 다시 채웠던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버는 것'이라 적었지만, 실은 '채우는 것'이기도 하다.


  이전에는 아프면 왜 아픈지, 언제부터 안 좋았는지 고민하기보다 그 순간의 고통과 불편감만 덜어내려고 각종 약과 음식을 털어 넣기 바빴다. 피곤하면 충분히 휴식을 취하기보다 비타민 알약을 삼켰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임시적인 방편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못했나보다. 결론은 두어 번의 수술이었으니..




  이제 빠르면 다음 주부터 다시 생계를 위한 돈벌이를 시작한다. 이번에는 내 몸의 소리에도 귀 기울이면서 일하고 싶다. 매일 같이 오르던 산이 그리워도 주말이라도 산을 찾고 싶다.

나를 또다시 잊어버리고 살고 싶지 않다.

내가 있어야 남도 있고 세상도 있는 것이다.

내가 일으로써 남에게 보탬이 되고 싶다한들 내가 건강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무조건적으로 약이나 영양제에 의존하지 말자.

각종 즙을 챙겨 먹는 것도 과하면 오히려 독이 된다.

먼저 기본적인 나의 몸상태가 그런 것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한다.


  물질적인 것, 겉으로만 보이는 것에 너무 욕심내지 말자.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썩은 인간이 되지 말자.

좋은 차가 있어도 자신이 건강해야 오래 안전하게 몰 수 있다.

  체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궂은일에도 쉽사리 무너지지 않는 정신력이다.

  세상의 여느 호화로운 것들도 좋지만, 자연을 가까이하면서 살자. 어차피 우리 모두도 흙과 같은 존재로 돌아갈 것이다.



  사람을 너무 미워하지도 좋아하지도 말자.

미움받는 이도 또 우리가 모르는 상처나 내면적인 결핍이 있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반면 너무 쉽게 남에게 정을 주면서 좋아하면 이내 실망하고 불필요하게 상처받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되는 사람들은, 사실 이제 손에 꼽을 만큼의 사람들이다. 오직 이 사람들에게만 나의 최선을 다하며 살자.

  그리고 누구보다도 나 자신을 가장 아끼고 사랑하자.





이렇게 쓰면서 오르막을 오르다 보니

곧 사진의 목표지점이 가까워집니다.

다들 좋은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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