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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mymeyou us Aug 12. 2022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야 뭐,

두 번째 유기견 봉사_남양주 별에서 온 댕댕


  두 번째 유기견 봉사를 했다. 이번 봉사 장소는 남양주에 위치한 별에서 온 댕댕이다. 두 번째 봉사라 그런지 첫 번째 봉사 때에 비해 능숙하게 준비물을 챙겼다. 튼튼한 목장갑, 아이스 팔토시. 갈아입을 옷, 꽝꽝 얼린 얼음물까지 든든히 챙겼다. 두 번째 봉사일은 날씨가 화창하다 못해 최고온도 37도를 경신한 날이었다. 에어컨을 22도로 맞추었건만, 체감 온도는 여전히 30도였다. 그럼에도 이번에도 함께 한 카풀 일행 덕분에 이런저런 수다를 떨며 1시간 30분 거리를 심심하지 않게 운전할 수 있었다.


컨테이너 형식으로 지어진 외관, 약 50마리의 강아지를 수용하고 있다.


  도착한 봉사 장소에는 물청소가 한창이었다. 보호소 안의 강아지들을 잠시 잔디밭으로 내보낸 뒤, 물로 열심히 내부를 청소해 주었다. 이곳의 강아지들은 유기기견과 개농장에서 구조된 강아지 약 50마리가 수용되어 있으며 아직은 함부로 만지면 안 된다는 주의 사항이 있다. 그래도 몇 달 사이에 사람의 온기를 받은 것인지 좀 더 눈빛이 유순해졌고 입질의 위험성이 덜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한결 안심이 되었다. 더 나아지겠구나 싶었다. 계양산에 위치한 보호소에 비해 내부에 보호소가 있어서 한결 정돈된 느낌의 보호소였어서 봉사자의 입장에서도 활동하기가 더 수월했다. 첫 봉사를 가장 험한 곳에서 시작한 격이니 ‘이쯤이야’라는 용기가 절로 생겼달까.


이불빨래 완료!


  보호소 물청소를 마치고 이번엔 강아지들이 깔고 있는 이불 빨래를 시작했다. 무더운 여름날에 이불 빨래와 물빨래는 한결 시원해서 재밌었다. 봉사자 분들은 물총축제를 갈 필요가 없다며 제각기 열심히 몸이 젖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이불을 밟아 주었다. 1시간가량의 이불 빨래를 마치면 다음으로는 미리 말려 놓았던 이불들은 안으로 다시 깔아주고, 밥과 물을 차례로 준다. 밥 먹을 시간을 주고 강아지들과 놀아주다 보면 벌써 약속했던 봉사시간 3시간이 후루룩 지나가 있었다.  봉사 후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봉사자 분들과 막국수 집에 갔는데, 내가 먹어본 막국수 중 가장 맛있고 감칠맛 나는 국수였다. 사장님은 우리의 방문을 예상하셨다는 듯이 강아지들 사진을 자연스레 같이 구경하시며 얼른 입양도 되어야 할 텐데라는 따뜻한 걱정도 보태주셨다. 잘 움직이고 잘 먹은 하루, 봉사가 끝나고 노곤하게 몰려오는 피곤함에 기분이 좋았다. ‘그건 내가 하기에는 어려운 봉사 같아.’라고 단정 짓곤 했었는데 벌써 두 번째 봉사를 노련하게 해내다니 실천은 그냥 하는 것뿐 그 이상도 이하도 없는 거구나 싶었다.


  첫 번째 봉사보다 수월하게 마무리한 두 번째 봉사였다. 역시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진실이었다. 세 번째 예정된 봉사는 용인에 위치한 위엑트인데 한결 더 기대가 된다. 봉사를 하는 사람들의 이유는 ‘그냥 내가 좋아서’에서부터 시작한다. 거기서 더 나아가 봉사의 본질을 느끼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 나에게서부터 나를 위해 시작한 봉사가 자연스레 너를 위해 우리를 위해가 되어가는 따뜻한 현상들을 그저 경험하면 된다. 그러한 경험들은 나를 또 다른 경험으로, 너를 또 다른 세계로, 우리를 또 다른 차원으로 가게 하는 힘이 되어준다고 믿는다. 결국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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