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어렵지 않아요
이유 없이 기분이 가라앉는 날이 있다. 어제가 바로 그날이었다. 보통 이유가 있는 슬픔은 그 이유에 집중을 하고 나면 한결 나아지곤 하는데 오늘은 이유가 없어서 너무 난감했다. 펑펑 울고 싶은데 우는 방법도 잊은 어른이 되어버린지라 슬픈 영화를 찾기 시작했다. 여차여차해서 사온 팝콘과 나쵸를 뜯으며 영화를 봤지만 집중도 되지 않았다. 결국 팝콘 한통 나쵸만 맛있게 먹곤 애매한 기분으로 잠들고 말았다. 하루면 나아지겠지 싶어서 그냥 지나쳤던 것이 화근이었을까? 오늘 아침까지도 가라앉은 기분이 회복이 되질 않았다. 그렇담 아침운동을 하면 나아지려나 해서 필라테스 수업과 15분의 유산소 운동도 하고 왔는데… 웬만하면 운동 후에 올라오는 쾌감과 상쾌한 기분이 있기 마련인데, 이 방법마저 통하지 않는다.
이 기분으로 월요일을 시작할 순 없어!
무엇이 나를 가라앉게 했을까, 다시 되짚어 보았다. 주말로 돌아가 보자. 토요일은 그냥 감사하게도 챙겨주신 생일 선물 꾸러미들을 뜯는 시간을 보냈고, 일요일은 글쓰기 모임을 했다. 글쓰기 모임에서도 유독 피곤하고 붕 떠있는 기분이 들었다. 신경이 날카로웠고 사람들의 글에도 집중이 되질 않았다. 짜증이 밀려왔다. 글도 잘 풀어내 지지 않았다. 그나마 기분이 나아진 때는 팝콘을 사들고 집에 가서 굿플레스를 잠깐 틀었을 때? 인센스 스틱을 피웠을 때?
자 이제 몸을 움직일 차례이다. 쌓여있는 빨래를 정리하고 설거지를 하고 청소기를 돌렸다. 청소기를 돌리곤 물티슈로 먼지도 닦아내 주고 침대 커버도 바꾸었다. 깔끔하게 세탁된 침대 커버 위에서 좋아하는 티백을 우려내서 한잔 마시기로 했다. 간식으로 먹을 계란을 삶고, 그 시간 동안 녹차 한잔을 마시며 10분간의 명상을 했다. 명상을 하고 나니 기분이 그래도 한결 나아졌다. 그냥 먼지 한번 털고 차 한잔을 우려내 마시며 눈을 감고 나에게 정신을 집중해 본 것뿐인데 30분 전과는 기분이 다르다는 게 신기했다. 기분이 가라앉은 채로 나를 두지 않겠다는 나의 노력이 가상해서 인지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에일린 요가 명상 참고)https://youtu.be/cvPS_25gRPs
생각은 내가 방심하는 사이 찾아와, 가끔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곤 합니다.
생각의 노예가 되지 마세요. 그리고 그 생각이 곧 나 자신이라고 여기지도 마세요. 생각은 생각일 뿐입니다.
오늘 발견한 내가 좋아하는 것들 : 인센스 스틱, 맛있는 차, 10분의 온전한 내 시간
조금 나아진 기분으로 외출을 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 내가 피웠던 인센스 스틱이 생각났다. 다른 향을 사면 또 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이번엔 4,900원의 투자를 해보기로 했다. 나는 차를 좋아하니까 차 한잔의 투자도 해야겠다. 이러한 노력들로 나의 기분을 내가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노력하겠다. 누군가 이 글을 우울한 기분으로 읽게 되었다면 속는 셈 치고 위 10분 링크를 클릭하고 딱 10분만 나에게 투자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혹시 그 10분의 효과를 보신 분이 있다면 댓글로 후기를 남겨주시면 글을 쓰는 이에게 매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