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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nue Dec 03. 2023

숨은 K-Pop 명곡 100선, 예순일곱

아이처럼, 김혜능 유재하음악경연대회 기념음반 - 1998 

숨은 K-Pop 명곡 전체 듣기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LlxikA5wuioeKnEXE1vbD93Gr_Basdrd


말 그대로,
숨은 명곡이자, 보컬리스트


김혜능, 아마 대부분의 대중에게는 생소할 법한 이름. 하지만 난 그의 노래를 듣는 순간 알 수 없는 소리의 단단함으로 뭔가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린것만 같은 감정의 시원함과 묘한 떨림을 느낄 수 있으리라 자신한다.


그의 목소리가 독특하고, 유니크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가 들려주는 보컬리스트로서의 전달력, 그리고 묵직하고 차분한 감성은 사람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https://brunch.co.kr/@bynue/21 


숨은 명곡 5번째로 이미 소개했었던 스토리의 '미망'을 부른 김혜능은 제9회 유재하 음악가요제의 대상을 수상하며 K-Pop에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는 재정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이에 따라 5회, 7회, 8회, 9회, 10회 참가자의 기념음반을 만들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9회 대상곡이자, 오늘 소개할 예순일곱 번째 숨은 명곡인 '아이처럼'도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었으나, 다행히 10주년 기념앨범이 기획되고 발매됨에 따라 정식으로 데뷔하게 된다. 이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는 대기업의 스폰서십 등으로 재원에 물꼬를 틀게 되어 더 이상 대회 참가곡이 담긴 기념앨범이 만들어지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겨우 벗어나게 된다.


1998년 발매된 유재하음악경연대회 10주년 기념음반 표지


1999년 김혜능은 이은규, 이승환의 프로젝트 그룹이었던 스토리 1집의 객원보컬로 참여하게 되는데, 아마 이 앨범이 그의 솔로 1집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많은 곡을 소화했고, 보컬리스트로의 입지를 다지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후 그는 '아카펠라 씬'에서 오랜 인연을 맺었었고, 제16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2004년)의 대상 수상자이기도 한 스윗소로우 데뷔앨범(2005년)의 프로듀싱을 맡아 본격 프로듀서로서의 길도 함께 걷게 된다.


김혜능가 함께 프로듀싱한 스윗소로우 1집 앨범 표지



예전부터 아카펠라와 팝/재즈 보컬에 관심이 많았던 김혜능은 여행스케치, 낯선 사람들의 뒤를 잇는 남녀 혼성 보컬 그룹인 '그린티'를 결성하게 되는데, 2006년 그들은 첫 번째 EP앨범인 [The Green Tea]로 데뷔하게 된다. 실제로 그린티의 이선아는 '여행스케치'의 멤버로 활동했었고, 임경아 또한 미국 버클리에서 재즈 보컬을 전공한 내공이 출중한 실력파 뮤지션이었다.


팝/재즈 혼성 보컬 그룹 '그린티'의 앨범 표지들


그린티는 데뷔와 동시에 '낯선 사람들'을 잇는 혼성 보컬 그룹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2008년 발매된 그들의 1집은 '미미는 외로워', '설레임' 등의 노래가 방송에 알려지기도 했고, 당대 세계적 최고 아카펠라 그룹인 'Real Group'이 함께 'Love is Magic'이라는 노래에 참여하는 등, K-Pop 내 훌륭한 명반으로 손색이 없었으나, 팝/재즈 보컬이라는 장르적 특성 때문에 음악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고, 또한 안타깝게도 대중적으로 크게 성공했다고 할 수 없다.


현재 김혜능은 그린티의 멤버이자 프로듀서로 2022년 두왑사운드와의 크리스마스 캐럴, 2023년 밸런타인 스노우라는 싱글로 꾸준히 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백석대학교의 교수로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그린티의 최근 앨범표지 및 초기 멤버, 김혜능 공연 모습


오늘 소개할 예순일곱 번째 숨은 명곡은 김혜능 작사/작곡, 조동익 편곡의 '아이처럼'으로 1997년 제9회 유재하음악경연대회 대상곡이며, 이듬해인 1998년 10주년 기념앨범에 수록되었다.


전주 없이 보컬 그리고 피아노와 함께 시작되는 노래는 듣는 순간 김혜능의 보컬에 매료되어 귀를 뗄레야 뗄 수 없는 알 수 없는 마법에 휩싸이게 된다. 그리고 은은히 다양한 악기가 서서히 겹쳐지는 조동익만의 세련된 편곡을 벗 삼아 담담히 그의 노래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르는 감정이 폭발하는 후렴구에 다다르게 되는데, 바로 이런 게 음악이 주는 즐거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그 옛날 꿈 많고 순수했던 어린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지금의 내 모습은 추악하기 그지없다.


현실이라는 무게에 많은 것들을 포기했고, 또 타협해 왔다. 그리고 마치 이게 옳고 바른 것이라 생각하며 나 자신을 추스려 왔는지도 모르고, 이런 정신 승리라도 하지 않았다면 어찌 버틸 수 있었을까 하는 또 다른 타협과 안도를 무한 반복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혹시라도 어느 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이의 눈으로부터 내 자신을 다시 한번 뒤돌아 보게 되는 일생일대의 기회가 다시 찾아온다면, 그리고 문득 내 안에 잠자고 있었던 그때의 그 꿈들이 다시 뭉클거리게 된다면,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 


사라져 버린 꿈은 아냐
지금까지 잊고 있었을 뿐


그리고 결정의 순간이 찾아올지 모른다.


다시 현실로 돌아갈 것인지,

실패에 따르는 사람들의 조롱과 상처가 무섭더라도 한걸음 그 밝고 아름다운 꿈을 향해 다가갈 것인지. 


아이처럼




아이처럼

김혜능, 유재하음악가요제 기념음반 - 1998


작사 : 김혜능

작곡 : 김혜능

편곡 : 조동익

노래 : 김혜능


한 아이의 웃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지

나를 보는 작은 두 눈 속에 가득 담긴 건


오래전에 꿈꿔 왔던 세상, 사랑하는 사람들

너무 지쳐 있는 이런 모습이 아닌 걸 느낄 수가 있었어


아름다운 눈으로 밝은 세상 볼 수 있게 그렇게

밝은 맘으로 기쁜 세상 살 수 있게


또 한 아이의 웃는 모습에 미소를 지었지

나를 보는 작은 두 눈 속에 가득 담긴 건


사라져 버린 꿈은 아냐 지금까지 잊고 있었을 뿐


아름다운 눈으로 밝은 세상 볼 수 있게 그렇게

밝은 맘으로 기쁜 세상 살 수 있게


언제까지라도 아이처럼


밝은 맘으로 기쁜 세상 살 수 있게

아름다운 눈으로 아름다운 눈으로

그렇게 살고 싶어 사랑하고 싶어 언제나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노래로 바로 이어집니다.)

https://youtu.be/RrgDJfUhEH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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