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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nue Mar 03. 2022

숨은 K-Pop 명곡 100선, 다섯

미망 : 스토리(Feat. 김혜능) 1집 - 1999

숨은 K-Pop 명곡 전체 듣기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LlxikA5wuioeKnEXE1vbD93Gr_Basdrd



공기반 소리반!


한때 어느 한 오디션에서 국내 음악 Top 프로듀서 중에 한 명인, 박진영이 언급한 이야기가 온 국민의 보컬 바이블로 유행한 적이 있다.


이 말에 대해 100% 동의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 의도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은 가고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미 많은 곳에서 갑론을박이 있었기에, 그게 맞냐 틀리냐를 논하고 싶지는 않다.


박진영의 '공기반 소리반'은 유명 TV News에서 메인 앵커가 언급하기도 했던, 전 국민이 모두 아는 이야기가 되었다.


그런데, 만약 보컬을 공기와 소리로만 구분한다면, 


공기 0, 소리 100인 노래는 어떨까?


오늘은 얼마 전 숨은 'K-pop 명곡, 셋'에서 이미 소개했던 프로젝트 그룹인, "스토리"의 1집에 실린 '미망'을 숨은 명곡 다섯번째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https://brunch.co.kr/@bynue/19


이전 브런치에서도 다루었듯이 스토리는 프로듀서 이승환이 만든 단 2장의 앨범만을 발매한 프로젝트 그룹인데, 1집은 또 다른 실력파 프로듀서였던 이은규와 공동 프로듀싱을 했다는 점이 2집과 다른 점이다. 참고로 이 시기에 프로듀서 이은규는 이승환과 공동 작업을 많이 했었는데 그는 김연우, 박정현 등과 같은 당대 최고의 보컬리스트의 프로듀서이자 작곡가로 함께 했다.


스토리 1집은 2집과 다르게 이은규, 이승환이 공동 프로듀서를 맡은 앨범으로 1999년 발매되었다.


'미망'을 좀 더 들여다보면, 조금은 의아해질 수 있는, '김동률'이라는 또 다른 훌륭한 프로듀서가 작사가로 이름이 올려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김동률이 작곡으로만 참여한 작품은 그 유명한 장혜진의 '1994년 어느 늦은 밤(작사 김현철, 작곡 김동률)', 이승환의 '천일동안(작사 이승환, 작곡 김동률)', 카니발의 '거위의 꿈(작사 이적, 작곡 김동률)' 등 주옥같은 K-Pop으로 우리에게 많이 알려져 있으나, 김동률이 '작사'로만 참여한 '미망(작사 김동률, 작곡 스토리)'과 같은 작품은 정말 희귀할 정도로 없다는 것이다. 


김동률이 작사만 했던 곡이 있었던가?


이 노래가 멜로디부터 만들어졌는지, 아니면 가사에 멜로디를 입힌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대부분의 노래를 작사/작곡하는 김동률이 작사가로만 참여했다는 것은, 이 노래가 가진 멜로디의 힘이 그를 충분히 만족시켰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다시 '공기반 소리반' 이야기로 돌아와서... 소리만 100인 보컬이 있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난 박진영의 '공기반 소리반'이 유행할 때, 스토리 1집의 대부분의 노래를 부른 객원 싱어 '김혜능'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김혜능'은 유재하 음악 가요제를 통해 데뷔했고, 스윗 소로우 1집 내 많은 노래의 편곡을 담당했으며, 낯선사람들을 잇는 보컬 그룹이라 불리는 '그린티'의 멤버이기도 하다.


난 그의 프로듀서로서의 재능도 높이 평가하지만, 보컬리스트로서의 '김혜능'에 훨씬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의 목소리는 뭐랄까, 정말 "딴딴하고도 묵직해서" 사람의 마음을 속시원히, 뻥 뚫리게 해주는 매력이 있다.


노래에 공기가 많이 없어도, 충분히 보컬이 보유한 가진 소리만으로 감정을 전달할 수 있고, 또 그것을 듣는 사람이 충분히 감동받을 수 있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는 듯이 말이다.


'미망'은 헤어짐 후 '잊는 것'에 대한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너무나도 공감 갈 듯한 아이러니를 노래하는 것만 같다.


뭐랄까 한마디로 "날 잊고 당신이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 내가 먼저 당신을 떠날 수 없다"라는 건데 다시 생각해 보면, 결국은 내가 잊기 힘드니, 먼저 떠나 달라고 애원하는 건 아닐까 싶다.


헤어지자고 해줘!


그래... 연애를 하면서, 그녀가 먼저 헤어지자고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단순 좋은 사람 증후군으로 나쁜 사람이 되기 싫어서가 아니라, 그 편이 그녀가 덜 상처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도 같다.


그녀가 먼저 이별을 이야기하지 않았다면, 도저히 그녀를 떠날 용기가 없었던 슬픈 기억도 있다.


1999년 어느 날,

이젠 모든 게 식어버려 괴롭기만 했었던,

그리고 우리 앞에 놓여진 잊혀짐을 감당해야만 했던 그때가 생각나는....


오늘은 이승환과 김혜능의 "미망"을 듣고 싶다.



 

미망

스토리(Feat. 김혜능), 1집 - 1999


작사 : 김동률

작곡 : 스토리

편곡 : 스토리

노래 : 김혜능


자꾸 생각이 나거든 그냥 웃어버려

그런 후에도 견디기 힘들면 마구 나를 욕해


혼자 자신이 없거든 누군가를 찾아

혹시 그러다 새로운 사람을 알게 될지 몰라


지나간 세월이 후회가 되거든 서툰 연습이었다 생각해

그래도 여전히 날 보고 싶을 땐 한 번쯤 울어줘


우리 잊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을 거라는걸 알지만

이해해줘 내가 먼저 너의 곁을 떠날 수 없다는 걸


니가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는 난 도저히 널 떠날 수 없어


우리 잊는 게 어쩌면 너무 오래 걸릴지도 모르지만

이해해 내가 먼저 너의 곁을 떠날 수 없다는 걸


잊는 게 죽어도 내겐 힘든 일이겠지만


우리 잊는 게 어쩌면 너무 오래 걸릴지도 모르지만

이해해 내가 먼저 너의 곁을 떠날 순 없다는 걸


https://www.youtube.com/watch?v=w9asPn0T5-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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