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 예찬
일주일에 한 번 늦잠을 잔다.
햇빛이 방 안 깊숙이 들어선 늦은 아침까지, 따뜻한 이불속의 나른한 유혹을 만끽한다.
수많은 유튜브와 자기계발서는 새벽 기상을 성공의 조건처럼 말하지만,
본래 야행성으로 태어난 나 같은 사람에게는 이 하루의 늦잠이 말할 수 없이 달콤하다.
물론 늦잠을 자고 나면, 휴일의 3분의 1이 날아가버린 현실을 목도해야 하는 아픔이 있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의 하루는 늦잠의 나른함이 주는 환상적인 평안을 위해
휴일 오전시간을 기꺼이 지불한다.
그것은 일주일을 성실히 살아온 나 자신에게 주는 보상이자,
다음 일주일을 온전히 살아낼 에너지를 모으는 시간이므로.
이 하루의 늦잠은 지난 5년간 내 생활의 루틴을 유지하게 해 준 일종의 <틈>이다.
반복이 나를 만들고, 꾸준함이 탁월함이 된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나도 그 말을 붙들고 산다.
하지만 <틈> 하나 없는 계획이나 루틴의 설계는 좀 숨 막히다.
숨 쉴 공간이 없다고 생각하면, 도망치고 싶어진다.
꾸준함의 조건은 빈틈없는 계획이 아니라, 숨 쉴 틈을 허락하는 유연함인 것 같다.
부단히 나아갈 수 있는 힘은 긴장한 몸과 마음을 뉘일 수 있는 <틈>에서 온다.
어쩌면 이 여백의 시간은 루틴의 빈틈이 아니라, 루틴이 숨 쉬게 하는 공기와도 같다.
군데군데 작은 <틈>을 열어 놓은 루틴은 유연하게 구부러진다.
부러지지 않고.
이것이 내가 늦잠에서 배운 철학이다.
끝까지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에게 잠시 멈춰도 좋은 <틈>을 허락해야 한다.
나에게 그 <틈>은 토요일 늦잠이다.
<틈>이 있어야, 다음 주가 들어올 자리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