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를 안 갚으면 생기는 일

임의경매

by 서울

채무를 갚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

공유물 분할 소송 중이던 어느 날, 법원에서 날아온 우편물을 열어보니 소장이 아닌 경매개시명령이었다.

아버지가 남긴 토지에는 근저당이 설정되어 있었다. 은행이 아버지에게 매달 연금을 지급하는 대신 담보로 잡아둔 것이다. 그동안 받은 연금은 고스란히 상속 채무가 되었다.

나는 기한이익 상실 전에 대출을 받아 내 지분만큼의 채무를 갚았다. 그러나 다른 세 상속자는 갚지 못했고, 은행은 결국 법원에 임의경매를 신청했다.

억울한 마음에 경매 정지 신청도 해봤지만 기각됐다.

빚은 하나의 몸처럼 묶여 있었기 때문이다.

일부만 갚아도 전체가 사라지지 않는 구조였다.

내가 대신 갚아도 결국 소송을 통해 구상금을 청구해야 돌려받을 수 있었다.


결국 토지는 세 번이나 유찰된 끝에 아슬아슬하게 경매가 취하되었다.


돌이켜보면 이럴 바엔 처음부터 한정승인을 했어야 했다. 그러나 모두가 단순승인을 택했다.

재산은 받고 빚은 외면한 선택은, 결국 경매와 소송으로 이어졌다.

이것이 내가 경험한, 채무를 갚지 않으면 생기는 일이었다.




내가 겪은 이 사건은 임의경매 절차였다.

그런데 ‘임의경매’라는 단어, 생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나 역시 법원 문서를 받아보기 전까지는 제대로 몰랐다.


임의경매란?

임의경매는 담보권자(예: 은행, 보증기관 등)가 담보로 제공된 재산을 법원의 힘을 빌려 강제로 매각하는 절차다. 담보권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소송 없이도 경매를 신청할 수 있는 방식이며,

민사집행법이 아닌 ‘담보권 실행에 의한 경매’ 규정에 따라 진행된다.

즉, 채권자가 돈을 받지 못했을 때, 소송 없이 바로 경매 절차로 들어갈 수 있는 경매다.


누가 신청할 수 있을까?

임의경매는 담보권자만 신청할 수 있다.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회수하지 못했을 때

보증기관이 대위변제를 한 후 담보를 실행하려 할 때

개인 채권자가 근저당권을 설정한 부동산을 경매에 부치려 할 때


이처럼 담보권이 있는 채권자만이 가능한 제도라는 점이 강제경매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강제경매는 소송을 통해 판결문이 있을 때 집행할 수 있다.


임의경매, 이런 경우에 시작된다

다음과 같은 상황이라면 임의경매가 진행될 수 있다.

대출금 연체가 계속되어 채무자가 약정된 변제를 하지 않을 경우

이자를 몇 차례 연체한 후, 금융기관의 기한의 이익 상실 통보를 받은 경우

담보 목적물(예: 주택, 토지)의 처분 또는 계약 위반이 발생했을 경우


이 모든 상황은 ‘담보권 실행 사유’로 인정돼 별도의 판결 없이도 법원 경매 절차를 시작할 수 있게 만든다.


상속 채무, 결국 모두의 몫

상속받은 채무는 상속인 전원이 함께 부담해야 한다.
누군가 갚지 않으면, 결국 성실히 갚은 사람마저 손해를 본다.

우리의 경우 경매를 막는 방법은 단 하나였다.
낙찰이 확정되기 전까지 채무 전액을 변제하는 것.

게다가 이미 경매가 신청된 이상, 채무뿐 아니라 경매 비용까지 채권자에게 지급해야 했다. 다행히 나는 기한이익 상실 전에 채무를 상환했기에 경매 비용까지 부담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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