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로 간 어머니

피의자 조사

by 서울

나는 태어나서 경찰서에 가 본 적이 없다. 대부분 독자들도 그럴 것이다.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다.


어머니는 첫 번째 고소를 당하고 불송치 결정 되었지만 결정 당일 두 번째 고발을 당했다.

어머니는 경찰에게 전화를 받았고 이후 나에게 연락하셨다.

"경찰이 전화가 왔는데 또 조사받으러 오래.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어. 어떻게 해야 하니?"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

어머니는 물론 나도 당황스러웠다.


참고인 조사 때부터 고소, 고발에 대한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다.

그동안 민사소송에 대해 검색했었는데 더 이상 이런 검색은 안 할 줄 알았다.

인터넷과 유튜브에는 변호사들이 고소당했을 때 대처방법 등 팁들을 올려두었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앞서 언급했지만 나는 이미 경찰에게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사실대로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어머니나 나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것 같지 않았다.
마치 “계모가 재산을 빼돌리는 건 흔한 일”이라는 통념이 작동하는 듯 보였다.

고발인은 이미 예금 인출 자료를 제출했고, 가족관계만 놓고 본다면 문제 있는 상황처럼 보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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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변호사를 고용할 수밖에 없었다.

경찰조사도 혼자 받으러 가기 두려워하셨다.

참고인 조사도 긴장되었는데 피의자로서 조사는 당연한 일이다. 누구라도 경찰서에 불려 간다면 그럴 것이다.


어머니의 변호사는 조사당일 제주로 내려갔다. 경찰조사에 동행하기 위해서였다.

보통 고소를 당했을 때 피의자 혼자 경찰조사를 받는다면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불리한 진술을 할 수 있다. 조서도 마지막에 읽어보고 서명을 해야 하는데 어머니 혼자서는 할 수 없었다.

변호사는 약속시간보다 먼저 가 어머니와 이야기 나눈 후 조사에 참석했다.


경찰서에서는 피고발인인 어머니를 조사하는 것이다. 변호사가 진술하는 것은 아니다.

어머니는 할 수 있는 한 상세히 상황을 설명하셨다고 한다.

여성 수사관이었는데 어머니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는 듯 보였다고 한다.

변호사는 경찰에게 변호사의견서를 제출하였다.

공유물분할소송에서 이미 변호를 하였기 때문에 우리 집의 사정을 잘 알고 있었고, 형제들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을 담았을 것이다.


경찰조사는 고소, 고발인 조사와 피고소인 조사 그리고 압수수색영장까지 집행하여 은행까지 조사하였다고 한다.

두 건의 고소와 고발은 4개월의 조사 끝에 모두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되었다.

언니와 동생이 의도했던 형사 처벌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변호사까지 선임해야 했던 어머니의 경제적 타격은 컸다.




<법률팁>


고소와 고발, 미묘한 차이


고소와 고발은 둘 다 형사적인 처벌을 구하는 신고다.
우리는 흔히 ‘경찰에 신고했다’, ‘검찰에 넘겼다’는 식으로 표현하곤 하지만,
실제로 법적 용어로는 이 둘을 구분해서 써야 한다.

경찰이나 검찰, 어느 쪽에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누가 하느냐와 누구에 대해 하느냐에 따라
‘고소’인지 ‘고발’인지 달라진다.

고소는 피해자 본인 또는 법적으로 피해자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이
자신에게 피해를 준 특정인을 상대로 형사처벌을 요구하며 내는 신고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사기를 당했거나, 폭행을 당했을 때
그 피해자가 직접 경찰에 찾아가 처벌을 요구한다면, 그것이 바로 고소다.

고소는 감정이 담긴 행위다.
그저 사실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을 처벌해 주세요”라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그리고 형법상 일부 범죄는 반드시 고소가 있어야만 처벌할 수 있다.
이런 범죄를 친고죄라고 부른다.


고발은 피해자가 아닌 제삼자가 범죄 사실을 알고 이를 수사기관에 알리는 행위다.
예를 들어 공익을 해치는 범죄를 목격한 시민이 해당 내용을 경찰에 알리며 처벌을 요청하는 것이다.

고발은 감정보다는 의무감이나 공익의식에서 비롯된다.

자신이 직접 피해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건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라고 느낄 때 이뤄지는 행동이다.

둘 다 범죄 사실을 알리고 처벌을 구하는 행위지만,
고소는 피해자의 권리, 고발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의무에 가깝다.


동생이 한 고발은 '피해자가 은행'이라는 고발이었던 거다. 진정 공익의식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고소에서 기소까지 절차


어머니의 경우처럼 경찰단계 조사를 통해 불송치되면 다행이지만 검찰송치가 된다면 이제 검사가 공소 제기 여부를 판단한다. 즉, 정말 이 사람을 법정에 세울지 말지 결정하는 단계입니다.

검사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추가로 피의자를 소환해 직접 조사하기도 합니다.


검사가 혐의 입증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면, 공소장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한다.
이것이 바로 기소다.

기소가 되면, 사건은 정식 재판으로 넘어가 판사가 판단하게 된다.

반면 증거가 부족하거나 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불기소 처분을 내리죠.
경우에 따라선 혐의 없음, 공소권 없음, 기소유예 등 다양한 불기소 사유가 붙는다.

참고로 검찰단계에서 피의자로 소환되면 변호사비는 추가로 책정된다.


어머니는 수개월간 고통 속에서 수사를 받으셨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참고인으로서의 조사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일로 고소, 고발, 소송 확실히 구분하게 되었다.


형사 변호사 비용


경찰조사 단계에서 변호사 비용과 이후 검찰로 송치되었을 때 변호사 비용은 별도이다. 그러니 검찰로 넘어가기 전에 막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중요하다.

또한 무혐의 결정이 나더라도 고소인에게 변호사 비용을 돌려받을 수는 없다.

맞고소로써 무고죄가 성립한다면 추후 민사소송으로 손해배상청구는 가능하다.


무고죄


고소뿐 아니라 고발도 무고죄가 될 수 있다.
형법 제156조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한 자”를 무고죄로 처벌한다라고 규정한다.

여기서 신고는 고소, 고발, 진정, 탄원 등 수사기관에 형사절차를 개시하도록 하는 모든 행위를 포함한다.
따라서 피해자가 아닌 제삼자가 허위 사실로 고발을 했다면 똑같이 무고죄가 성립할 수 있다.

다만 사실관계를 잘못 알았거나 단순한 오해라면 무고죄까지는 되지 않는다.
고의적으로 거짓을 꾸며 상대를 처벌받게 하려 했을 때만 성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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