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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TE Jan 11. 2021

IPO 시장에 부는 새 바람, 직상장

IPO, SPAC 말고 또 다른 기업공개, 직상장이란?

이전 상식 한 입에서 기업공개를 의미하는 IPO, 인수 목적회사를 이용해 우회적으로 상장하는 SPAC을 다룬 적이 있었는데요. 오늘은 기업을 상장하는 마지막 방식인 직상장에 대해서 얘기하려고 합니다. 최근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직상장이 허용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지금까지 4번밖에 없었던 직상장은 앞으로 더 많이 보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직상장이 뭔데?


직상장은 영어로는 Direct Listing 또는 DPO라고 부르며, 일반적인 IPO와 달리 주식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지 않고 기존에 거래되던 주식들만 가지고 상장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존 IPO는 자본금을 가져오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직상장은 기존 주주들이 가진 주식이 공식적으로 거래소에서 거래되도록 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저희 BYTE가 그냥 IPO를 한다면 투자은행을 끼고 10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그만큼의 주식을 발행하면서 상장하게 됩니다. 하지만 직상장을 한다면, 지금 일부 사람들에게만 발행되어 있는 1천만 원의 주식들만 가지고 그대로 상장을 하게 됩니다. BYTE는 추가 자금을 조달받지 않으며, 직상장 이후에는 기존의 1천만 원어치 주식은 거래소에서 공식적으로 거래되는 것이죠.


직상장의 장단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먼저 장점부터 살펴볼게요. 그냥 IPO를 하려면 엄청나게 돈이 들어갑니다. IPO를 주관하는 투자은행에 수수료를 줘야 하고, 투자은행은 주식 가격을 올려 차액에 대한 이익을 챙기려고 공모 가격을 의도적으로 낮게 책정합니다. 그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자본을 조달하기 힘들죠. 그러나 직상장을 하면 중간에 투자은행이 없어 수수료도 없고 공모 가격도 비교적 자유롭게 설정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상장 후 180일 간 기존 투자자들의 주식을 판매할 수 없는 IPO와 달리 상장되자마자 주식이 모두 거래되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이 주식을 팔아 이익 실현이 가능합니다.


직상장의 단점은 어렵다는 것입니다. 직상장을 하려면 상장하기 전에 이미 사람들에게 소문이 나서 사람들이 주식을 사둬야 합니다. 기존 주식이 있어야 상장을 할 수 있는 물량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직상장은 아직 상장은 안 했지만 이미 실적이 좋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주식을 사두는 회사들만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직상장을 한 회사들을 보면 스포티파이, 슬랙 등 유망한 스타트업들이 보이는 것은 우연이 아니죠. 그리고 직상장을 하면 기업은 자금 조달을 하지 못합니다. 주식을 추가 발행하지 않고 기존 주식만 상장하기 때문입니다.



직상장, 이제는 아무나 가능하다고?


이전까지 직상장은 기존에 발행되어 있던 주식(구주)에 한해서만 가능했습니다. 위의 예시에서는 BYTE가 이미 발행한 구주 1천만 원에 대해 직상장이 가능한 것이죠. 그러나 작년 12월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신주에 대해 직상장이 가능하도록 규칙이 개정되었습니다. 이제 BYTE가 10억 원의 추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주식을 추가로 발행하면서 직상장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신주 발행이 가능한 직상장이 허용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기존 IPO에 몇몇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싼 수수료는 물론이고, 투자은행들이 주식 가격을 낮게 책정해 상장하는 기업에게 돌아가야 할 이익을 투자은행이 가로채는 행태가 존재했습니다. 실제로 IPO 이후 며칠 동안 주가가 폭등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투자은행이 공모가를 너무 낮게 잡는다는 것이 이해가 되실 겁니다. 직상장을 하게 되면 투자은행이 중간에 끼어들지 않아 기업들이 뉴욕 증권거래소와 협의해 공모가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벌써 문제가 많은 기존 IPO는 저물고, 직상장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합니다.



첫 신주 발행 직상장 스타트는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을 아시나요? 마인크래프트와 비슷한 플랫폼 게임을 만드는 초통령 게임 기업, 로블록스가 있습니다. 로블록스는 원래 작년 말 IPO를 할 계획이었다가 IPO를 미뤘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직상장을 하겠다고 발표했죠. 로블록스는 슬랙, 스포티파이 등에 이어 다섯 번째 직상장 회사가 될 전망입니다. 로블록스가 바뀐 직상장 규칙을 등에 업고 성공 사례를 쓴다면, 앞으로 IPO 시장에는 직상장 바람이 불어올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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