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아닌 효도 (그렇지만 나는 효년)
설 연휴 내내 처음으로 내 돈 모아
부모님과의 제주도 여행을 떠났다.
(그러느라 브런치 글도 못 썼네요. 죄송합니다)
사실 내가 모은 돈으로 여행을 시켜드리는 것이
나에게는 행복이었으며, 아빠는 비행기를 안 탄 지가 오래되었기 때문에 더욱더 모시고 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나는 살가운 성격의 딸은 아니기 때문에 진심을 다해 전달할 수는 없어도 행동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여러 가지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돈도 아끼지 말고 좋은 곳에 데려가고 싶었고, 엄마 아빠가 원하는 곳에서 사진도 마구 찍어드리고 싶었다.
기대에 부푼 엄마아빠의 모습을 보니 행복한 마음이 들었지만 나의 가이드 지옥은 제주 땅을 밟을 때부터 시작했다.
엄마아빠는 내 말을 다 듣겠다고 했지만 의견 충돌, 어디로 가야 하냐 여기가 맞냐 등등..
7년 만에 차를 모는 아빠를 위해 나는 내비게이션이 되어야 했고 나도 차를 한참 동안 몰지 않았고 길치인데.. 설명하느라 애를 먹었다.
아빠는 자꾸 사이드 브레이크를 내리지 않고 출발하고.. 후진을 N에 두고 할 정도....
네.. 그렇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숙소에 도착했다.
엄마 아빠가 좋아할 만한 제주도스러운 독채이기에 좋아할 것을 알았고 예상대로 엄마아빠는 만족해했다.
단지 머무는 동안, 보일러 조절이 안 돼서 너무 더웠다는 것이 흠이었지만..
그것 또한 나에게는 불평불만으로 다가왔고
출발한 날에는 설날이라 문 닫은 곳이 많았기 때문에 겨우 문 연 곳을 찾아 회를 떠서 숙소에서 먹었다.
그런데 회가 바가지라는 둥, 먹고 속이 안 좋은 거 같다는 둥..^^
네.. 그렇습니다......
다음날에는 엄마가 가고 싶다고 했던 우도에 갔다.
제주도 여행을 통틀어 보자면 이때가 나도 가장 행복했었다. 나는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한라산 설산에 대한 로망이 있는데 입산금지로 못 갔던 기억이 있다.
우도에서 바라보는 겨울 한라산이 선명하게 구름이 군데군데 껴있는데 경의로움 그 자체였다.
열심히 '또' 나는 사진작가를 자처해서 엄마아빠 사진을 찍어드리고, 내 개인사진도 몇 장 찍었다.
초등학생 때 와봤던 우도는 비슷했지만 지금 이 나이가 되고 봤을 때에는 생각보다 정말 작은 섬이었다.
전보다 많은 것이 생겼지만 엄마 아빠가 먹을거리는 딱히 없었다. (역시나 그것 또한 말이 나올 줄 알았다)
그냥 하는 말일 수도 있는데, 친구들과 갔다면 그냥 먹었을 것을.. 그냥 그러려니 했을 것을....
부모님의 한마디에 신경이 곤두서고 압박감에 시달려야 했다. 여행이 여행이 아닌 느낌?
분명 행복했다. 엄마 아빠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진심으로 행복했다.
그렇지만 힘들었다......
집에 와서 9시나 10시쯤 일찍 잠이 들었다...
화를 내고 싶지 않지만 자꾸 차도로 걷는 엄마, 말을 안 듣는 아빠 때문에 화를 내게 되고
또 미안하게 되고 엄마아빠는 내 눈치를 보게 되고.
나는 크리스천인데 속으로 '주여'를 외칠 수밖에 없었던 그러한 여행..
어딘가에 말하고 싶지만 말도 못 하는 그러한 여행말이다.
우도에서 나와 성산일출봉에 올라갔는데 경치도 너무 좋았고 생각보다 낮아서 금방 내려왔다. 분명 쉬웠다고 했는데 나도 종아리가 꽤 저릿하고 근육통이 있었다. 엄마아빠는 더 했겠지.. (다녀오고 나서도 계속해서 말한다..)
마지막 날에는 동백포레스트에 가서 사진을 열심히 찍어줬다. 전에 친구들이랑 갔을 때 먹었던 갈치조림이 맛있어서 데려갔는데 엄마가 갈치는 싱싱한데 나도 이 맛은 낼 수 있어~ 라며^^
알지.. 엄마 조림왕이지...
응응.. 그래..
그래도 내가 칭찬받은 음식이 몇 개가 있다.
보말죽이랑 고사리해장국..... 음.. 또 뭐가 있더라..
카톡을 볼 시간도 인스타를 할 시간도 없었다.
가서 브런치에 글이라도 적어볼까 싶었지만 여유는 단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다.
작가에게 연재기간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사실 아직까지 그런 책임감이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제주도여행이 힘들었던 것일까....
확실한 건, 당분간은 엄마아빠랑 '효도'여행을 가고 싶지는 않다.
그냥 난 혼자가 좋다는.....
그냥. 일기장에 적듯 마구 적어봤다. 그렇다고. 그냥.
그래도 행복했어!!!!!!!!!!!!!!!!!!!!!!!!!!!!!!!!!!!!!!!!!!!!!!!!!!!!!
(엄마아빠는 초상권 보호..)
행복해보이죠?^^ 행복한 건 진심이에요..
정신 차리고 다시 열심히 연재해 볼게요....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