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는 지겨운 교회 선법, 교회 음악
교회 선법을 레, 미, 파, 시로 시작하는 연속 음들이다!
하고 넘어가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싶으신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약간 고급져 보이고 싶을 때 이 연속음들을 도리안, 프리지아 리디아, 믹소리디아라고 불렀습니다.
예를 들어 도리안 선법은 레미파 솔라시도 레의 간격을 그냥 아무음에서나 시작해도 그 간격을 유지하면 됩니다.
첫 번째 두 번째 음은 온음 그다음 반음 그다음 온음 이런 간격으로 어디서 시작하건 말이에요.
이해되시나요?
저의 추천은, 그냥 레. 미. 파. 솔, 로 각각 시작 하는 정격 교회 선법이 차례대로 도리안, 프리지아, 믹소리디아
이렇구나 하고 무조건 외우는 것이에요.
한국인의 힘! 닥치고 암기!
그리고는 그들의 앞머리에 hypo라는 접두사를 붙인 하이포 도리안, 하이포 프리지아, 하이포 리디아, 하이포 믹소리디아, 이런 4개의 변화무쌍한 스케일이 있습니다.
약간 단조의 느낌이랄까요?
이걸 근사한 말로는 변격 교회 선법이라고 부릅니다. 그냥 간단하게, 라, 시, 도, 레, 를 첫 음으로 쌓아 올린 스케일이라고 생각하고 암기하시면 됩니다.
16세기 즈음에야 교회 선법에 도에서 시작하는 아이오니안과 라로 시작하는 에올리니아, 미로 시작하는 하이포 에올리니아, 솔로 시작하는 하이포 아이오니안이 첨가돼요.
정격 선법과 변격 선법이 모두 인정되기 시작하는 분위기로 들어서면서
지금 우리가 아는 도레미파솔라시도의 음계가 형성되기 시작했지요.
이건 음악 이론 공부를 하면 더 자세히 알 수 있어요.
무조건 단조에는 hypo라는 접두사가 붙어요.
처음에는 6 음계였다가, 16세기쯤에 스리슬쩍 시가 싹 들어가고, 거기에 반음들이 끼여져서
우리가 아는 서양음악의 12 음계 스케일이 완성된 거라네요.....
교회 선법
왼쪽의 Authentic이라고 쓰인 쪽은 시작과 끝이 같이 끝나는 정격 선법이고요
오른쪽의 Plagal이라고 쓰인 것은 시작은 첫 음, 끝은 빨간 색 음,
굳이 또 알고 싶으시면 파란색 음은 기준음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실 듯
좀 복잡하지요?
그래서 11세기쯤 귀도 신부님이라는 분이 이 음계가 너무 외우기 힘드셔서
손바닥에 커닝 페이퍼를 적으셨지요.
왼손바닥에 사선(지금의 오선지)을 그리시고 각 손가락 마디마디에 음 이름을 써 놓으시고
살짝 쌀짝 커닝하시면서 작곡도 하시고 노래도 부르시고 또 가르치시고 하면서 기술을 전수하셨으니
일명 중세의 커닝 페이퍼지요.
나중에는 민망하셨던지 비법 공개하시고 돌아가셨고요,
제자들이 세상에 이런 비법이 있나 하고 책으로 남겼지요.
덕분에 후대 가수들이 듣고 외워서 멜로디를 익히는데 10년이 걸리던 게
커닝 페이퍼 보고하니 1-2 년으로 단축되는 획기적인 기술의 혁신이 이루어졌다니,
귀도 신부님 중세의 스티브 잡스 셨네요!
귀도의 손: 세계 최초의 검증된 커닝 페이퍼
중세에서는 모든 생활의 중심이 교회였지요, 성당이요.
그리고 성당에서는 매일매일 예배를 정해진 시간에 드리는데 그것을 미사라고 하지요.
새벽기도, 아침 기도, 6시, 9시, 12시, 3시, 그리고 일몰과 일을 끝낸 다음에
이렇게 7~8번 예배를 보시는 것이 신부님들의 일과이십니다.
그 매 미사마다 형식이 있었답니다.
1) 입당송 Introitus :사제의 입장, 시편의 안티폰(antiphon)
2) 키리에 Kyrie : 자비송, 가사- “Kyrie eleison””Christe eleison”
3) 글로리아 Gloria :대영광송, ”Gloria in excelsis Deo”
4) 화답송 Graduale, 알렐루야 Alleluia
5) 크레도 Credo :신앙고백
6) 봉헌 송 Offertorium : 성찬의 전례
7) 상투스 Sanctus(거룩), 베네딕투스 Benedictus
8) 아뉴스데이 Agnus Dei(하나님의 어린양)
9) 영성 체송 Communio / ~ Ite missa est: 미사가 끝났으니
또한 이 미사들은 교회의 절기에 따라 바뀌는 것과 바뀌지 않는 것들로 나누노니,
바뀌는 것들은 미사 고유문
바뀌지 않으면 미사 통상문으로 불리고
미사 고유문 (Proprium missa):입당송, 화답송, 알렐루야, 봉헌송 영성체송
미사 통상문 (Ordinarium missa):키리에, 글로리아, 크레도, 상투스(베네딕투스), 아뉴스데이
등으로 나뉠 수 있으며,
음악적으로는 매번 바뀌는 고유문보다는 늘 고정적으로 연주되는
미사 통상문이 더 중요하게 여겨졌고요,
모든 예배에서 11세기 이후에는 모두 그레고리안 성가가 쓰이기 시작했는데요
성가를 하는 데는 3가지 정도의 방법이 있었는데요
1) 처음에 독창자가 선창을 하고 다음에 회중이 합창을 하거나
2) 아니면 두 파트로 나누어 한 파트가 합창을 하고 또 다른 파트가 합창으로 답을 하며
매구 절을 바꾸어하던가 하는 방식으로 연주하거나
3) 혹은 독창자가 시편의 구절을 연주하고 회중이 짧은 후렴구로 응답하는 형식이지요
독창자들은 장식을 붙이거나 자신의 기교를 자랑할 수 있었고요, 성가는 점점 화려해지고,
이것은 다음과 같은 특별한 첨가곡들을 만들어내지요.
트로프와 시퀀스
이것은 음악에는 사-랑-해!라고 한음 한음에 가사를 붙이기도 하지만
가끔 사랑 해에 에 에 에 에 에 에 에 에 에 에 에 에.......... 하고 끌고 가는 것과 마찬 가지로
-트로트에서 흔히 꺾기라고도 하지요-
서양음악에서는 멜리스마라고 하는데요(꺾기=멜리스마),
그런데 꺾기를 똑같이 따라 하려다 보니까 이게 외우기가 영 힘들지 뭐예요,
그래서 또 어떤 신부님이 맬리스 마 부분(에-에)에 가사를 붙여 외우기 시작하셨지요.
보통 할렐루야의 마지막 "야"에다 멜리스마를 달았는데,
거기다가 하느님 아버지 이건 언제 끝나나요 미치게 기네요, 뭐 이런 식으로?
이리 붙인 구절을 시퀀스라고 했다는데,
이러니까 다른 사람들 보기에 멋져 보이기도 하고 외우기도 쉽고,
그래서 너도 나도 다 따라 하기 시작하며, 한마디로 유행이 됐지요
그래서 아예 그 부분만 따로 떼어서 부르기 시작하는데
그걸 또 트로프라고 부르며,
아예 성경에 관련된 훌륭하신 우리 하나님 하나뿐인 아들을 우리에게 주시고, 등등의 가사를 붙여
중간중간 예배 중간에 넣게 했더니,
그러다 보니 독창자들이 경쟁적으로 길게 곡을 만들기 시작해
예배시간이 점점 길어지기 시작하고
저같이 진짜 신앙심이 깊은 사람들조차 교회 예배 가기가 무서운 지는 거지요
종교 개혁도 되고, 이래 저래 어수선한 틈을 타서
교인이 슬슬 빠져나가기 시작하니
1545-63 트리엔트 공의회라는 아주 길지만 간단한 회의를 하셔서
트로프는 아주 하지 않기로 결정하셨어요. 다행이죠?
그리고 시퀀스는 4개만 허락했는데요, 그중에 가장 유명한 것은 Dies Irae라는
아주 유명한 장송곡으로
후대의 많은 작곡가들이 이 멜로디를 썼답니다.
베를리오즈 환상 교향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