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 간병 통합 서비스
80이 넘으신 어머니가 고관절 골절상을 당해 수술을 하셨다. 어머니는 평소 다니시던 대학병원ㅇ에서 수술을 받으셨고, 생각보다 짧은 수술 후 회복을 마치시고 병실로 돌아가셨다.
어머니가 입원을 하셨던 병실은 "간호간병통합병동"이었다. 병원 응급실을 통해 수술을 위한 입원을 진행할 때, 처음 접한 간호간병통합병동은 말 그대로 따로 간병을 할 보호자나 간병인이 필요 없이 병원에서 모든 것을 케어해 주는 시스템이다. 입원실을 정할 때부터 정형외과 병동은 모두 간호간병통합병동이라 보호자가 동행할 수 없다는 말에 어떻게 노인네를 혼자 두냐며 작은 언쟁을 벌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접해 본 간호간병통합병동은 보호자나 간병인의 상주가 필요는 없지만 환자 면회는 가능한 아주 편리하고 합리적인 시스템이었다. 보호자의 일상이 환자의 질병 때문에 방해받지 않도록 최대한의 배려이다. 남편이 암투병을 하며 나의 일상을 전부 다 바꾸어야 했던 경험이 있던 나로서는 무척이나 반가운 시스템이었다. 물론, 어머니의 경우에는 아버지도 계시고, 4남매나 되는 자녀들이 돌아가며 간병을 할 수 있었겠지만,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은 무척 고마왔다.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특정 병동에 속한 전문 간호사와 간병인들이 케어를 해 주기에, 그저 생활의 보조만이 아닌, 재활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어머니의 경우, 고관절 수술을 받으셨는데 맞춤형 케어를 해주었다. 어머니는 고관절 골절 이후 성인용 기저귀를 사용하셨는데, 수술하고 바로 다음날, 간호사께서 기저귀와 소변줄을 뺐고, 간병인께서는 어머니를 화장실에 동행해 주셨다. 고관절 수술을 한 다음날 화장실까지 보행보조기를 이용해 이동하고 벼기에 앉아서 볼일을 본다는 것을 상상이나 해보셨나요? 만약, 가족이나 일반 간병인이 있었다면 혹시 걸어서 화장실에 가라고 권유받아도 실행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일단, 환자가 무지 두려워하고 힘들어하거든요. 하지만, 고관절 수술 환자를 매일 대하는 전문 간병인들은 오히려 환자를 격려하고 응원하며 통증이 일상적이며 앞으로 점점 더 나아질 거라며 환자를 얼려 스스로 움직이게 합니다. 고관절 수술 다음날, 회진을 오신 담당 교수님은 어머니에게 30분 정도라도 보행보조기를 의존해 걸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니는 말도 안 된다는 듯이 건성으로 "네, 네"라고 대답하셨지만, 어림도 없다는 표정이셨습니다. 보호자나 일반 간병인들에게는 그저 지나가는 말일 수 있겠지만, 간호간병통합병동에서 주치의 선생님의 말씀은 지켜야 할 숙제입니다. 어머니는 너무도 힘들어하고 아파하셨지만, 어머니의 담당 간병사께서는 오전 오후로 나누어 15분씩 어머니를 모시고 병동을 걸었습니다. 고관절 수술을 하면 당연히 3개월 정도는 누워있으실 줄 알았던 어머니 스스로도 놀라신 부분입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사람이 3일만 움직이지 않아도 근육이 감소해서 다시 회복이 힘들다는 것입니다. 만약 전문 간병인이 아니라 가족이나 일반 간병인이 보조를 했다면 큰일 날 뻔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머니는 수술 후 병원에 5일간 입원하셨습니다.
병원에 계시는 동안 어머니는 걷기 시작하셨고, 통증도 많이 나아져, 집으로 돌아가실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빠른 시간 내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형외과 병동에 진짜 감사드립니다. 역시 모든 일은 자기 분야의 전문가가 하는 것이 최고입니다.
퇴원이 결정된 후, 집에서는 어머니가 화장실에 다니실 수 있도록 안전 바를 설치하고 보조 장치를 다는 작은 공사를 했습니다. 어머니가 집에 돌아가시는 것은 긴 재활 치료의 시작일 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