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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리 Jun 02. 2021

12개월 차 아기의 성장 2

아기 무언가를 요구하다.


소근육을 조절해 다양한 것을 시도한다.


 빨대컵과 빨대컵 뚜껑을 함께 주면 아기는 뚜껑을 잡고 컵을 닫아보려 한다. 예전에는 뚜껑을 열심히 빨았다면 이젠 '뚜껑 닫기'를 시도하는 것이다. 아직 힘을 주어 뚜껑을 눌러 닫는 것은 어렵지만, 올려놓을 수는 있다.


 아기들이 돌 때쯤 해서 사준 블록이 있다. 그것은 베베 블록.

큰 사이즈의 레고 블록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홈과 홈에 맞춰 끼워야 구성물을 만들 수 있다. 아기들은 이 블록 또한 끼워 보려 시도한다. 홈과 홈이 딱 들어맞지 않을 때가 많고 올려진 듯 블록이 겹쳐지지만, 우연히 맞게 되면 아기는 즐거워한다.

베베블록 끼우기 시도


 아기들은 팝업책을 좋아한다. 책을 넘겨 보며 팝업을 조작해보는데. 그 와중에 또 다른 시도를 발견했다. 팝업이 없는 페이지의 그림도 조작해보고자 손을 열심히 움직인다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원하는 것을 요구한다.


 12개월 아기는 원하는 것이 많다. 그리고 명확하다. 표현 수단은 "으(음이나 어로 들리기도 한다)"소리를 다양하게. 입을 크게 움직이지 않고 소리를 내는데 그 소리들의 반복, 높낮이, 크기는 아기의 요구 정도에 따라 다르다.


손가락으로 가고 싶은 곳을 가리키며 "음-음"한다.


안아달라고 아기띠를 가리키며 "어? 어"한다.


노래 CD가 한 바퀴를 다 돌아 멈추면 손가락으로 CD 플레이어를 가리키며 "음", ""으-으", "어-어"한다. 노래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켜라는 것이다.  


팝업 그림책을 보다가 자기 손가락을 내밀며 "어 어"한다. 자기 손을 잡고 팝업을 함께 움직여 달라는 것이다. 혼자 조작 하기 아직 어려운 그림책의 경우에는 아기의 요구가 보다 명확하다.


덧신을 잡고 자신의 발 위에 댄 뒤 "으~~"한다. 신겨달라는 것이다.


옹알이의 증가와 아빠와의 소통의 소리 "무"


아기의 옹알이는 12개월에도 폭발적인 증가를 했고, 그 와중에 새롭게 등장한 옹알이 소리가 있다. 바로 "무"이다. 이전에 "무"를 처음 말했을 때는, 목이 말라서 물이 먹고 싶을 때 "무"했었다.

그런데 이젠 "무"를 다른 상황에서도 사용한다.


아기를 안으니 아기가 "무"하고 팔 한쪽을 올렸다. 남편이 똑같이 행동하며 "무"하니 아기는 생글생글 웃어 보였다. 반대로 남편이 "무~무~"했다. 이현이도 남편을 따라 "무", 이준이도 남편을 다라 "무"

우리 집 세 남자는 "무"하며 한쪽 팔 들기로 알 수 없는 애정의 소통을 한다.

이현이의”무”


고집이 세졌다.


 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아기들. 그만큼 고집도 세졌다.

옷을 입히거나 기저귀를 갈아 입힐 때 바둥바둥거리거나, 몸을 활처럼 뒤러 젖혀 강하게 입고 싶지 않음을 표현한다.  


 위험한 행동을 할 때 이를 저지하면 엉엉 울어버리기도 하고, 아기를 안아 들었을 때 양팔을 위로 쭉 들어 벗어나고자 몸부림치기도 한다.


아기가 좋아하는 놀잇감을 주거나, 안아서 창밖을 보여주는 등  즐거움을 주는 행동으로 전이하면 달래지지만 이전보다 울음과 떼의 강도가 강해진 것은 확실하다.

엉엉

모방을 보다 잘한다.


"예쁜 짓~"하고 검지 손가락을 내 볼에 가져다 대보았다. 아기는 이를 보다니 자신의 검지 손가락을 볼에 꼭 찍었다. 성인의 행동을 보자마자 빠르게 캐치해서 따라 해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이후 "예쁜 짓~"하면 아기는 검지 손가락을 자신의 얼굴에 가져다 대는데, 이때 볼이 아닌 귀, 이마 옆쪽 등 다양한 곳이 '예쁜 짓' 손가락의 위치가 된다.


손가락 한 개를 아기에게 내밀며 "손가락 뽀뽀할까?" 했다.

아기는 자신의 손가락도 내밀었다. 그 순간 나는 아기의 손가락 끝에 내 손가락을 대며 "뽀뽀"

아기는 환하게 웃었다. 이 또한 나의 행동을 보고 따라한 아기로 인해 나타난 에피소드.

손가락 뽀뽀

특히 아기들의 놀이를 확장해주고자 행동할 때가 있는데, 이때도 아기들은 내 행동을 모방한다.

이준이가 물고기 모형을 각각 양손에 한 개씩 쥐고 부딪히고 있다. 물고기 한 개를 잡에 이준이의 발에 문질러주며 "오돌토돌한 느낌이네"하고 말하니 이준이 또한 물고기를 잡고 자기 발에 대보았다.


이현이가 촉감 공을 흔들고 있다. 소프트 블록으로 경사로를 만들어 그 위로 공을 굴려 주었다. 이현이 또한 경사로 위로 공을 굴렸다.


그림책 속 엄마와 아기가 뽀뽀하는 장면에서 "뽀뽀 쪽"하며 '쪽' 소리를 내주었다. 아기들은 이 또한 따라 했다. 입술을 모아 "쪽"소리 만들기 성공.


같은 그림책을 반복해서 보고 계속 읽어달라고 표현한다.


 다양한 그림책들을 보아왔다. 그리고 아기들에게는 점차 자신의 좋아하는, 선호하는 그림책들이 생겼다.

그리고 좋아하는 그림책을 꺼내 내밀며 "어 어"하고 읽어달라는 표현을 한다.

아기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나면 아기는 다시 책을 펼치고, "어~!" 한다. 또 읽어 달라는 것이다.


다섯 번 까지도 혹은 그 이상 같은 책을 반복해 보여줄 때도 있지만, 그래도 아기는 지루해하지 않고 늘 새 책을 보는 듯 한 반짝이는 눈빛을 보낸다.

때에 따라 책을 보던 와중에 다른 곳에 가버리거나, 한 권을 다 읽기 전에 다른 책을 꺼내기도 하는데, 그때는 아기의 행동에 따라가 주고 있다.


호기심, 관찰력, 집중력이 나날이 증가한다.


 망치로 두드려 공을 떨어뜨리면 길 위로 공이 굴러가는 놀잇감이 있다.

하페 복합놀이테이블

호기심에 가득 찬 아기들.

망치도 사용할 때가 있지만 익숙하지 않아 손에 힘을 주어 공을 밀어 떨어뜨린다. 그리고 공이 굴러가면 공이 있던 동그란 구멍 안으로 얼굴을 댄다. 겉에서 공이 굴러가는 모습을 충분히 관찰할 수 있는데, 아기들은 공이 떨어진 그 자리에서 공의 움직임을 보고 싶었나 보다. 작은 구멍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공이 내려갈 때까지 보고 있던 아기들.

공의 움직임을 가만히 관찰하던 아기의 모습이 생생하다.

굴러가는 공관찰

냉장고 문을 열면 아기들은 빠르게 다가온다. 냉장고 앞으로.

그 안에 너무 궁금한 것이다. 한 번은 아기가 궁금해하는 냉장고 속 세상을 살짝 공개한 적이 있다. 아기들의 눈은 호기심으로 반짝였고, 손은 빠르게 냉장고 안 무언가를 잡고자 움직였다.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며 새로운 것을 습득한다.


 같은 그림책을 반복해보거나, 같은 놀잇감으로 반복해 놀이하는 것은 이전부터 보이던 행동. 그리고 아기는 이 '반복'을 통해 새로운 것을 학습해 나간다. 12개월엔 보다 확실히! 그리고 명확하게!


그림책에 대면 소리가 나오는 씽킹펜. 아기들은 씽킹펜의 활용 방법을 익히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펜을 아기와 함께 잡고 그림책에 대주었는데, '이 펜을 들고 책에 대면 소리가 나는구나'를 알게 된 아기들은 어떤 책이든 펜을 가져가 찍기 시작했다.


씽킹펜을 사용하다

12개월 전부터 바구니나 상자에 물건을 넣고 빼는 놀이를 해왔다. 그러나 12개월 아기들은 보다 작은 구멍, 무언가 넣을 수 있는 좁은 공간에서 넣고 빼는 놀이를 즐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놀잇감이 어떤 크기냐에 따라서 아기들은 구멍에 넣기를 실패하기도 하고 성공하기도 한다. 이를 반복하며 크기에 따라 넣을 수 있는 물건이 다름을 알아가고 있다.


간단한 단어의 의미, 상황을 이해한다.


이현이에게 "발 어디 있어?"하고 물어보았다. 이현이는 자기 발을 만졌다.

발 여기있어요

그림책 속 케이크를 보면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었다. 아기들은 박수를 친다.

양말을 신기고 겉옷을 입혔다. 나가는 것을 알고 현관 근처로 이동한다.

사운드 북을 펼쳐 버튼을 눌러달라고 했다. 손가락으로 버튼을 누른다.


12개월 아기들의 식습관


 유아식을 시작하고, 아기들의 식사 모습에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보통 이현이는 주는 음식을 잘 먹었는데, 12개월 이현이는 한번 맛보고 입에 맞지 않으면 뱉어 버리며 먹지 않는다. 반면 이준이는 대부분의 음식을 잘 먹는다. 알갱이가 느껴지는 것이 있으면 손으로 빼거나 뱉지만 말이다.


이유식은 떠서 먹여주기만 하면 아기새 같은 아기들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했는데, 유아식은 그렇지 않았다. 아직 유아식을 많이 하고 있지 않기에 정확한 아기들의 식습관을 판단할 수 없지만, 아기들은 무조건 받아먹지 만은 않는다.

이유식 먹기 전


12개월 아기가 무서워하는 것은?


  큰 소리, 처음 본 낯선 물건 등에 특히 무서움을 느끼는 이준이. 아기들의 돌잔치 때 사용한, 큰 풍선이 있다. 이 풍선을 집에 두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풍선에 붙어있던 글자가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 한 번은 검정 글자 한 개가 이준이 근처로 떨어졌고 이준이는 순간 놀라 할머니에게 '다다다'기어가 안겼다.


아기 인형을 준비해주었을 때도 이와 같은 에피소드가 등장했다. 인형을 보자마자 나에게 와서 얼굴을 파묻었다.

반면 이현이는 아직까지 무서움을 표현한 적이 없다.


12개월에도 발생한 사건사고


생후 368일째의 일이다. 이현이가 보이지 않아, 방 여기저기를 살피는데 어디선가 물을 '첨벙첨벙'  하는 소리가 들렸다. 곧장 화장실을 향했다. 안방 안에 있는 화장실이었기에 생각하지 못한 공간인데, 아기는 열려있는 안방 문을 절대 그냥 두고 지나치치 않았고, 안방 안 화장실까지 진입했다.

이현이는 변기에 기대 서서 양손을 변기 안에 넣고 있었다. '첨벙첨벙' 소리의 근원을 찾은 것이다.

'세상에 변기에 손을 넣고 장난을 치고 있다니!'

"이현아~!"

하고 부르자 이현이는 자신의 마스코트인 미소를 한껏 보여주었다.

며칠 뒤엔 이준이었다. 이현이에서 이준이로 바뀌었을 뿐. 변기 속 물은 첨벙첨벙.

화장실 까지 진입

베베 블록은 바퀴 달리 큰 블록 상자 안에 가득 담겨있다.

보통은 상자 안에서 블록을 꺼내 두는데 그렇지 못한 날이 있었다. 그때 이준이가 보여준 행동.

블록을 꺼내려고 고개를 숙였는데, 원하는 블록이  잡히지 않았던  같다. 잠시  다시  이준이는 상자 에 들어갈 것처럼 상체를 수구리고, 다리는 둥둥 바닥 위에  있었다.

'우리 아기 공중부양도 하는 거니'

이준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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