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화가 높은 놀잇감
좋은 놀잇감은 개방적 놀잇감이다. 점토, 블록, 재활용품 등 답이 정해져 있지 않아 다양한 것을 만들어 놀이할 수 있는 것들이 개방적인 놀잇감. 그러나 이 시기에는 구조화가 높고 사실적인 놀잇감도 필요하다.
그 이유는 아직 아기가 상상해서 물건을 만들어 놀거나, 역할을 가작해 놀이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블록으로 핸드폰을 만들어 아기에게 주고 "여보세요"하는 것보다 실제 핸드폰 모양의 놀잇감을 귀에 대고 "여보세요" 하는 것이 아기들에게 핸드폰(전화기)의 생김새와 쓰임을 알게 한다. 실제적인 것과 유사한 놀잇감으로 놀이하며 그 놀잇감의 쓰임을 알게 된 후, 아이는 그 놀잇감을 다른 재료로 만들어 놀이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실제적인 놀잇감으로 놀아본 경험들과 일상생활 경험들이 쌓여 아기는 훗날 개방적 재료들로 자신만의 무언가를 만들어 놀 게 될 것이다. 때문에 지금은 실제적인 장난감, 구조화가 높은 놀잇감도 마련해주어야 한다.
놀이 방법
아기의 흥미와 관심사가 무엇인지 관찰하고, 이에 적합한 놀잇감 구입하기
우리 아기들은 이맘때 리모컨과 핸드폰에 큰 관심을 보였다. 성인들이 가지고 있어 만지고 싶었을 전자기기. 리모컨은 우연히 눌러 텔레비전이 켜졌고, 핸드폰은 터치만 해도 화면이 밝아지는 등 반응이 있었기에 아기들이 더 만지고 싶어 했던 것 같다.
때문에 나는 리모컨과 핸드폰 놀잇감을 사주어야 겠다 생각하고 알아보았으며, 실제와 유사한 디자인과 버튼을 눌렀을 때 소리가 나는 리모컨, 핸드폰, 차기 3종 세트를 구입했다.
상상놀이에 활용하기
장난감(놀잇감) 핸드폰을 귀에 대고 "여보세요?", 리모컨을 누르며 "텔레비전 볼까?", 차키를 만지며 "자동차 문을 열어보자"등 장난감으로 상상 놀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직 아기들이 상상놀이를 즐기거나 적극적으로 하지는 못하지만 손을 귀에 대거나 핸드폰을 귀 근처에 대면서 내 행동을 조금씩 모방한다.
그림책과 연계해 놀이하기
그림책 속에 전화기가 등장하면, 장난감 핸드폰을 가지고 와 보여주는 식으로 그림책과 놀잇감을 연계해 활용했다.
생후 11개월 아기들은 소근육을 보다 잘 조절하고 눈과 손을 협응 하여 물건을 잡고 조작하는 것이 보다 자유로워졌다. 그만큼 눈과 손의 협응이 필요한 놀이들을 자주 해주었으며 아기들도 그러한 놀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본적으로 놀잇감들은 소근육을 조절하도록 돕고 눈과 손의 협응을 돕도록 만들어져 있다. 사실 모든 놀잇감이 그럴 것이다. 놀잇감을 가지고 놀 때 아기는 손을 뻗어 만지고 잡는 것으로 놀이를 시작하기 때문에 이 시작부터도 소근육 발달과 눈과 손의 협응 발달을 돕는다. 때문에 어떤 놀잇감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보다 내가 아기들과 해보았던 놀이들 중 11개월이 되어 할 수 있게 된 눈과 손의 협응 놀이들을 써보려고 한다.
놀이 방법
타워에 공 굴리기
친구가 선물해준 교구로 나는 '원숭이 타워'라는 이름을 붙였다. 원숭이 입에 공을 넣으면 공이 위에서 아래로 데구루루 내려간다. 직선으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둥을 타고 데구루루 주변을 돌며 내려온다.
처음엔 공을 타워 길 위에 올려놓는 것을 보여주었는데 11개월 이 된 아기들은 스스로 공을 타워 길에 넣기 시작했다. 심지어 원숭이의 입안에 공을 넣어 공을 굴리기도 했다.
타워는 분리가 가능해 높이를 조절할 수 있어 타워를 위로 끼우며 '높다', 타워를 빼며 '낮다' 놀이를 해보았고, 타워를 분리했을 때 생기는 구멍에 공을 올려보거나 빨대 등을 꽂아 보기도 했다.
원기둥 끼우기
원기둥을 끼울 수 있는 네모 블록이 있다. 처음 아기들은 이 네모 블록 가운데 뚫려 있는 공간에 원기둥을 끼울 수 없었다.
원기둥을 넣는 모습을 보여주고, 아기의 손을 함께 잡고 원기둥을 끼워 넣어 본 경험을 바탕으로 11개월 중반쯤부터 스스로 원기둥을 끼우는 것이 가능했다.
이후에는 원기둥을 잡은 손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원기둥이 보다 잘 들어가도록 각도를 조절할 수도 있게 되었다.
원기둥을 끼우는 놀이 외에 원기둥 자체만으로 할 수 있는 놀이도 많다. 경사로를 만들어 그 위로 굴려보기, 바닥에서 굴려보기, 원기둥 위로 쌓는 모습 보여주기, 무너뜨리기, 원기둥과 같은 모양 찾아보기 등.
두부 촉감놀이는 아기들이 꽤 오랜 시간 집중을 보여주었던 놀이이다.
두부는 아기들에게 익숙한 이유식 재료로, 고소한 맛 때문인지 적극적으로 먹으며 탐색하는 아기들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했다.
놀이 방법
두부 살펴보기
두부 한 모 그대로 아기에게 보여준다. 이때 두부와 같은 모양의 놀잇감을 보여주면 좋은데, 나는 네모 형태가 가장 많은 책을 한 권 준비해 두부와 같은 모양임을 이야기해주었다.
두부 반으로 잘라 제공해주기
두부 한모를 그대로 제공해 줄 수도 있고, 반으로 잘라 줄 수도 있다. 나는 두 명의 아기에게 두부를 주기 위해 반으로 잘라 주었으며, 아기들이 자유롭게 만져보며 탐색하는 시간을 주었다.
눌러보기, 만져보기
자유로운 탐색을 시작하면 대부분 아기들은 손으로 만져보는 것을 먼저 한다. 이때 아기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만져 볼 수 있도록 함께 두부를 만져보며 상호작용해주었다.
"손가락으로 꾸욱 눌러볼까?"
"이준이가 손가락으로 쿡쿡 두부를 누르고 있네"
"엄마는 손바닥으로도 해봐야지~", "두부가 납작해졌어!"
"주먹을 쥐고 툭 툭 툭"
손바닥에 두부를 올리고 반대 손으로 누르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두부 냄새 맡아보기, 맛보기
두부 조각을 코에 대고 "킁킁킁 어떤 냄새가 날까"하고 말했다.
냄새 맡기에는 큰 관심이 없었기에 내가 먼저 냄새 맡는 모습을 보여주고, 아기들의 코 근처에 가져가 "킁킁킁" 소리 내며 "냄새도 맡아볼까?" 했다. 그리고 아기들은 냄새 맡는 흉내를 냈다.
냄새를 맡아본 다음엔 맛보기.
사실 맛을 보는 건 자유로운 탐색 중에 해보는 경우가 많다. 구강기 아기들이기에 입으로의 탐색은 필수.
두부 조각 몸에 문질러 촉감 느끼기
두부를 열심히 탐색하며 놀다 보면, 두부의 부서진 조각들이 쌓여있다. 이때 이 조각들을 모아 아기의 손등, 발등, 손바닥, 발바닥, 팔, 다리 등에 비벼주면서 촉감을 느껴보는 놀이를 한다.
두부 비 뿌려주기, 두부 뭉쳐주기
작게 부서진 두부 조각들을 가득 손에 모아 '솔솔솔'뿌려줄 수 있으며, 조각들을 손으로 힘껏 뭉쳐 다시 뭉쳐진 두부를 보여주며 놀이해볼 수도 있다.
11개월 아기들은 잡고 서며, 특히 창문을 손바닥으로 지지하고 바깥 구경하기를 즐겼다. 창밖을 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눈 것도 아기들과 할 수 있는 언어놀이 중 하나. 또한 아기들이 창문 근처에서 노는 행동들을 따라 다양한 놀이로 연결해 볼 수 있었다.
놀이 방법
크다, 작다
아기가 손바닥을 펴서 창문에 댄 뒤 몸을 창문 쪽으로 기대고 바깥 구경을 하고 있다. 아기의 손 옆에 내 손을 대고 이야기했다. "이현이 손은 작다, 엄마 손은 크네"
창문 악기 놀이
창문을 손으로 두드리며 동요를 부른다. 주먹 쥔 손이 아닌 손바닥을 펴거나 손가락 한 개, 두 개만을 사용해 창문을 두드려 준다. 창문이 악기가 되는 순간이다.
창문 위로 손가락 그림 그려보기
손가락 한 개를 창문에 대고 무언가를 가리키는 아기. 아기의 움직임을 따라 바깥에 무엇이 보이는지 이야기해보고, 이후 손가락으로 동그라미, 네모, 세모를 그리며 모양 이름을 말해주었다.
내 손가락 움직임에 아기가 관심을 보이면 아기의 손을 잡고 함께 모양을 그려보았다.
창문 위에 끈 달린 공, 스카프 등 붙이고 떼보는 놀이하기
창문은 벽보다 안전하게 붙이고 떼는 놀이가 가능하다. 벽지에 테이프를 붙이면 벽지가 망가질 위험이 있으나 창문은 그렇지 않다. 창문으로 바깥을 충분히 구경하고 흥미가 떨어졌을 때쯤 이 놀이를 하면 아기들은 또 한동안 창문 앞에서 놀이를 했다.
스카프(또는 촉감 공)의 끝을 창문에 붙여 주고, 흔들어주거나 잡아당겨 떼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기들도 스카프를 열심히 잡아당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