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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리 Jan 19. 2022

영아를 위한 그림책 읽어주기   

이렇게 읽어줄 수 있어요


“그림책을 어떻게 읽어주나요?”

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사실 나는 그때그때 떠오르는 방법들을 활용해 책을 읽어주는 편인데, 이는 교육현장에서 경험들이 쌓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방법을 글로 남기면서, 아기들을 대상으로 재미있게 책을 읽어주고 싶은 부모들에게 작은 정보를 남기고자 한다.


간단명료하게 읽어주기


 아기를 대상으로 하는 그림책 읽기는 간단할수록 좋다. 이 시기 아기들을 위한 그림책도 내용이 단순하고 쉽기 때문에 사실 그 내용 그대로를 읽어주어도 된다. 만약 아기가 다소 긴 내용의 그림책을 가져와 읽어달라고 표현했을 때는 책 내용을 줄줄이 다 읽는 것이 아니라 짧게 핵심만을 읽어주거나 그림책을 보며 보이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만들어 읽어줄 수 있다.

“여기 나무가 있네~ 나무에 뭐가 보일까? 아, 새도 있구나.”, “여기 윙윙 벌이 있네”


여기서 부모가 미리 그림책의 내용을 빠르게 훑어보고 내용을 파악한 뒤에 내용을 요약해서 읽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


 또한 의성어와 의태어, 간단한 행동을 넣어 책을 읽어준다. 그림책 속에 등장하는 사물에 따라 의성어나 의태어를 넣어 이야기해주거나  관련 행동을 보여주면, 사물의 소리와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알려주어 사물 특성 인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책 속에 거북이가 등장했다. “엉금엉금 느릿느릿 움직이는 거북이네” (의태어)
책 속에 자동차가 등장했다. “부릉부릉~자동차가 지나가네” 하면서 손으로 핸들을 돌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의성어+행동)


아기의 흥미 따라 읽어주기


 그림책을 읽어주려고 할 때 반드시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순서대로 읽어주지 않아도 된다.

다음 페이지를 읽어주려고 넘겼는데 아기가 다시 이전 페이지를 펼치려 할 수도 있고, 책을 덮어 버릴 수도 있다.

이때 순서대로 읽어주려 하기보다 펼쳐진 페이지를 자연스럽게 읽어주면 된다.

책을 덮어 책의 겉표지 혹은 뒤표지가 나왔을 땐 표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자연스럽게 책을 다시 펼쳐본다. 아기가 책을 보면 읽어주면 되고 또 책을 덮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등 다른 놀이를 하길 원하면 책 읽기를 멈추고 다른 놀이를 한다.

아무 페이지를 펼쳤을 경우 “어! 여기가 보고 싶었어? 뭐가 나왔는지 한번 볼까~ 고슴도치가 나왔네” 등 해당 페이지를 보며 이야기를 나눈다.
 
책을 덮어 겉표지, 뒤표지가 보일 경우 표지를 만져보거나 두드려 보며 속지와 느낌이 다름을 이야기 나누어 볼 수 있다. "여기는 딱딱하네? 손으로 두드려 볼까? 똑똑"

혹은 표지 그림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여기에는 또 뭐가 있을까?”, “책 속에는 큰 토끼가 있었는데, 뒤에는 작은 토끼가 그려져 있었네?” 등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이후 “책 속에는 또 누가 나오나 찾아보러 갈까?” , “책 다시 읽어줄까요?” 등으로 책을 다시 한번 자연스럽게 펼쳐 읽어준다.


손가락으로 다양한 움직임 보여주기


 책을 읽어줄 때 손가락으로 짚어주는 등의 행동은 아기가 그림, 글자에 한번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이 된다.

다양한 사물과 사물의 명칭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15개월 전후 시기부터 그림책 읽기에 손가락을 자주 사용했다.

아기가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가리키면, 함께 같은 곳을 가리키며 사물의 이름을 말해준다.
그림책 삽화 속 그림들을 하나하나 기리 키며 이름을 말해줄 수 있다.
자동차 아래 바퀴, 나무, 해님, 달, 하트 등 간단한 그림들은 테두리를 따라 아기의 손을 함께 잡고 따라 그린다.
숫자 관련 그림책을 볼 때 손으로 숫자를 표현해 함께 보여준다.
그림책 속 등장인물이 어떠한 행동을 취할 때 손가락으로 표현이 가능한 행동은 함께 표현해준다 (예를 들어, 등장인물이 걸어간다면 검지와 약지 두 손가락만 펴 움직이며 걸어가는 모습을 표현해 줄 수 있다).


 목소리 크기 조절해 읽어주기


 그림책을 읽어줄 때 목소리를 크기를 조절하는 것은 아기들의 관심과 흥미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기도 하다.

책 내용에 ‘작게 말했습니다.’, ‘크게 말했습니다’라는 말이 포함된 책도 있는데 그때는 내용에 맞게 ‘작게’에서는 작게 말해주고, ‘크게’에서는 크게 말해줄 수 있다.


책 내용과 상관없이 목소리 크기 조절은 언제 해주는 것이 좋을까?

“쿵”, “탕”, “우르르쾅”, “탁”, “저벅저벅”등 큰 움직임과 소리를 표현하는 의태어, 의성어가 등장할 때 목소리를 크게 내줄 수 있다.

“살금살금”, “조용조용”, “사르르”등 작음 움직임과 소리를 표현하는 의태어가, 의성어가 등장할 때 목소리를 작게 낼 수 있다.

아기가 그림책에 흥미가 떨어질 때쯤 작은 목소리를 내서 아기가 엄마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도록 할 수도 있다.


 목소리의 강약을 조절하는 것뿐 아니라 그림책 내용과 관련한 소리를 들려주는 것도 좋다.

가령 비가 내리는 장면에서 마라카스를 흔들어 준다. 자동차가 지나가는 장면에서 “빵빵”하고 입으로 소리 내주거나 놀잇감 핸들이 있다면 경적을 눌러 소리를 들려준다.


그림책 속 사물 이름 말해주기 


 15개월 전후로 아기들은 다양한 사물의 명칭을 궁금해하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으음", "으!"등의 소리를 내며 알려달라고 신호를 보낸다. 그림책을 보다가도 아기들의 손가락을 다양한 그림들을 가리키기 바쁘다. 이런 아기들의 행동을 따라 그림책을 함께 볼 수 있다.


아기가 손가락으로 무언가 가리켰을 때, 아기의 행동과 짚은 것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식으로 그림책을 쭉 살펴보는 것인데, 예를 들어 아기가 개미를 가리켰다. “이거? 이건 바로 개미야”, “아~ 이건 개미야”, “개미가 엉금엉금 기어가네”, “검은색 개미구나”, “맞다! 놀이터에서 개미 봤었지~”, “개미가 이현이 팔 위로 기어갔어?”라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 볼 수 있다.

단순히 사물의 이름을 말해주기보다 다양한 말할 거리들을 생각해 아기와 상호작용해준다면 아기의 언어발달 또한 자극할 수 있을 것이다.


 아기와 그림책 속 단어들을 충분히 이야기 나눈 뒤에는 ‘찾기 놀이’를 해 볼 수 있다. 책을 읽어주는 사람 (엄마나 아빠 등)이 아기에게 물어본다. “구름 어디에 있지?”, “까만 개미는 어디 숨어있지?”라면서 그림 속에 보이는 것을 말해주고 아기가 찾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아기는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단어와 그림을 매치시켜 찾아 봄을 통해 인지 발달에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여 보는 경험을 해볼 수도 있다.

이때 주의할 점은 너무 많은 것을 알려주고자 반복적으로 물어보는 것은 삼가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 많은 질문은 아기에게 부담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질문의 수는 적절히 조절하고 질문을 노래 식으로 (동요 ‘요기 여기’를 개사해 “개미는 어디 있나 여기~ 구름은 어디 있나 요기~”) 해보는 등 찾기 놀이를 재미있게 해 보자.


구체물 활용해 그림책 보기


 어린 영아일수록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놀잇감으로 놀이하는 것이 좋은 만큼 그림책을 보여 줄 때도 이를 활용해 볼 수 있다.


그림책 속에 양말, 바지, 옷, 전화기, 이불, 안경, 수저, 포크, 그릇, 블록, 귤, 바나나 등 집에서 실물로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등장하면 함께 꺼내어 보여주는 것이다. 그림 옆에 실물을 함께 놓은 뒤 그림책을 보여주고, 실물은 직접 자유롭게 만져 볼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이 시기에는 그림책 속 주인공들은 동물인 경우가 많은데 실제 동물은 보여주기 힘들기 때문에 동물 인형이나 피규어 등을 함께 보여줄 수도 있다.


 가정에 비치해둔 음식모형, 자동차, 공, 끈 끼우기 블록, 모양 블록 등등 다양한 놀잇감들도 그림책을 볼 때 활용할 수 있다. 자동차가 나오면 자동차 놀잇감을, 모양들이 나오면 모양 블록을 꺼내어 함께 제시해준다.

음식이 등장하는 그림책-음식 모형 활용
자동차가 등장하는 그림책-놀잇감 자동차 활용
상어 그림책-상어 모형 활용
도형 주제의 그림책-도형 블록 활용


손인형, 손가락 인형 활용하기


 손인형과 손가락 인형을 사용해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은 영아부터 유아 모두에게 활용하면 좋은 그림책 읽어주기 방법이다.

 영아를 대상으로 할 때는 손인형, 손가락 인형 자체로 충분히 놀이를 하는 사전 탐색 시간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탐색 이후에도 그림책을 볼 때 손인형에 관심을 보인다면, 책 읽기는 멈추고 손인형 놀이를 해주는 것이 좋다.


손인형, 손가락 인형을 활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그림책 속 등장인물을 인형으로 준비한다. 그림책을 읽어주기 전에 인형을 보여주고 이 동물(인형)이 나오는 그림책을 함께 보자고 제안한다.

그림책을 읽어주다가 해당 등장인물이 나오면 그때 인형을 꺼내 보여줄 수도 있다.

인형을 보여주면서 인형과 인사를 나눈다. “안녕? 나는 토끼야” 말하면서 손(손인형), 손가락(손가락 인형)을 움직인다.

인형을 움직이며 그림책 속 대화를 말한다.


손가락 인형
레고블록을 손가락인형처럼 활용
손가락 인형 놀이
그림책 읽어주며 손가락 인형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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