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재미없는 이야기

토요일을 이렇게 그냥 보낼 수 없다

by 김작가

어제는 혼자 불탔던 금요일이었다. 지난주와 지지난주 계속된 술자리와 모임때문에 이번주만큼은 필사적으로 쉬고 싶었다. 맥주 1.6L를 사고 모듬튀김을 사고 <썰전>을 보며 이번 총선 결과를 복기했다. 시간이 흘러 12시가 됐고 편안한 마음으로 잠들었다.


그 다음날 아침, 토요일. 조용한 카페에서 음악이나 들으며 책이나 읽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이 그날이었다. 두 달에 한 번쯤 찾아오는 그날. 카페 고막 테러 무리들. 6명으로 이루어진 40대 이상의 그룹이 카페 중간에 자리를 잡고 떠들기 시작한 것이다.


옆 테이블 수다를 엿듣는 걸 좋아한다. 다른 사람들의 고민이나 모르는 사람의 근황을 듣는 건 카페에서만 가능한 일이니까. 그 수다에서 윽박지름이 느껴지지 않으면 더 좋고.


하지만 배울대로 배운 것처럼 보이는 나이 먹은 어른들의 소음은 참기 힘든 것이다. 안 들으려 할수록 더 잘 들린다. 예를 들면 이런 대화들이다.


"강아치 키우는데 너무 힘들어" "아 그래 강아지 키우는 게 힘들어?"

"힘들지. 애 키우는 거 보다 더 힘들어." "애 키우는 거 보다?"

"당연하지. 강아지 키우는 게 제일 힘들어."


이런 대화들이나 '남자가 어떻고, 여자는 어때야 하고' 대화에 확신과 자신감을 잔뜩 양념친 대화들은 마치 캡사이신만 잔뜩 뿌린 매운음식 같다. 내가 저 테이블 멤버였다면 지금쯤 구역질이 났겠지.


교수라는 남자가 중심을 잡고 대화를 진행하고 나머지 멤버들은 고개를 끄덕이머 '아~'를 연발한다. 도대체 무슨 모임일까. 간접흡연을 하는 느낌이다. 귀가 썩는다. 확신하는 사람들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멍청한지 모르겠다. 내가 이래서 귀마개를 항상 들고 다니지. 귀마개가 어딨더라. 뒤적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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