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을 위해

by 김작가

며칠전까지 나의 카카오톡 상태글은 '천재 김석준'이었다. 친구들은 나의 '천재'라는 수식어를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네가 무슨 천재야라며 장난친 친구는 한 명밖에 없었지만 그 친구도 마지막에는 장난이라며 오구오구해주었으니 긍정적이었다고 생각해도 될까. 친구들의 생각은 차치하고, 중요한 건 내 생각인데, 설마 스스로를 진짜 스스로 천재라고 생각하는 건? 절대 아니다.


2주전이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어떻게 기사를 써야할지 막막했다. 인터뷰 답변은 예상과 완벽히 빗나가서 기사의 방향을 잡기가 쉽지 않았고, 인터뷰 현장을 제대로 이끌고 가지 못했다는 자괴감이 들었다. 중심 방향 없이 산발하는 형태의 말을 주어담기엔 내 그릇이 작게 느껴졌다. 인터뷰가 끝나고 카페에 앉아 20분쯤 가만히 멍을 때렸다. 문득 해결책이 떠올랐다. 인터뷰가 아니라 잡담회 형식으로 기사를 쓰면 괜찮지 않을까. 일러스트를 그리고 산만한 분위기에 자유분방함으로 채색했다. 괜찮은 기사가 나왔다. 그때 생각했다. 나는 천재다. 진짜 천재가 아닐지라도 천재라고 생각하자. 그래야 흔들리지 않고 달려나갈 수 있다. 나를 믿고, 잠재력을 믿자.


그리고 2주 뒤 어제. 인터뷰를 위해 만났던 SNS 작가의 말은 다시 상태글을 바꾸게 만들었다(제가 좀 줏대가 없나봐요). "작가님은 글감이 안 떠오르면 어떻게 하세요?" "저는 그냥 계속 써요. 제가 천재가 아니라서 무식하게 보이지만 그 방법 밖에 없어요. 억지로 쓰다가보면 언젠가는 써지더라구요."


오작가는 특별한 취미생활 없이 하루 종일 글만 쓰고, 어떤 글을 쓸지 생각을 한다고 했다. 슬럼프에 빠졌을 때 글의 감옥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개개인마다 다를 수 있지만, 여지껏 쓸 말이 없으면 쓰지말자고 방치해두곤 했던 나는 반성을 할 수밖에 없었다. 천재니까 잘할 수 있을 거야 라는 자신감보다 천재가 아니니까 더 노력할거야라는 겸손함이 더 자신감있어보였다. 역시 겸손함은 전염성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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