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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가 Mar 19. 2017

시푸드 스낵 강자, 고래밥

[구입기] 미스터리를 품은 고래밥

난 시푸드 스낵을 좋아한다. 새우깡, 자갈치, 오징어집 이런 것들 말이다. 다이어트를 하겠다며 "오늘까지만 딱 먹자"라고 최후의 만찬을 즐긴 지가 어언 2년 정도는 되었으나 그 와중에도 꾸준히 과자를 사 먹어왔다. 그 과자의 대부분은 시푸드 스낵이며, 그중 일등은 고래밥이다(내 안에 고래밥 있다).


참고로 지구 상에 노란색 고래는 없다


사실 내가 사 먹는 고래밥은 비닐 포장된 고래밥이다. 이런 종이곽에 들어있는 제품이 아닌데, 언제나처럼 커다란 봉지 고래밥을 집으려던 찰나 종이 위에 인쇄된 '양념치킨 맛'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오는 것이었다. 양.념.치.킨.맛. 난 그것을 외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샀다.


어느날 기획팀이 모여 9마리를 놓고 이름을 하나하나 지었겠지. "팀장님, 거북이 등껍질이 메탈처럼 단단하다는 컨셉으로 메탈부기 어때요?" "좋은 생각이야 김대리!"


양념치킨 맛이 얼마나 맛있는지 말하려는 건 아니다. 다들 알다시피 고래밥에는 고래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해양생물들이 있다(그럼 왜 이름이 고래밥인 거야? 고래밥은 고래의 밥이라는 건가, 고래가 밥이라는 건가). 불가사리는 스타피, 거북이는 메탈 부기(왜 메탈이야!), 오징어는 징어징가, 게는 이보게, 문어는 문어크, 상어는 샤크진. 포켓몬 이름 같은 해양생물들의 이름이 귀여워서 피식잼.


안을 들추어보면 해양생물 친구들을 주인공으로 한 게임이 있다.


문어는 초장에 발라먹어야...


그 아래로는 캐릭터 설명. 참고로 주인공인 라두(고래)는 고래고래 노래하지만 노래 실력이 그렇지 좋지 않은 6살짜리 고래라고 한다(흥미롭군). 아무튼 이렇게까지 고래밥을 만드는 오리온의 노력이 귀엽기도 하고 가상하기도 해서 반응은 꽤 있는 것 같다. 누적 매출액이 작년 대비 20%나 증가했다고 한다. 어린이 타깃에 맞춰 이런 재밌는 요소들도 넣고, 나트륨도 줄이고 불포화지방산을 늘렸단다. 그래 봤자 과자는 몸에 안 좋긴 매한가지긴 하다. 어쩌면 몸에 덜 해로운 과자를 먹었다는 생각에 더 먹을 수도 있다.(선한 행동을 하면 상쇄되는 나쁜 행동을 한다는 도덕적 허가 moral licensing 이론을 참고하자)


결론: 고래는 큰 덩치와는 달리 플랑크톤이나 새우 같이 작은 것들을 먹는데, 범고래나 향유고래 같은 애들은 바다표범 같은 큰 것들도 먹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고래밥은 다른 친구들이 다 고래의 밥이라는 걸까! 왜 고래밥인지 해명이 필요하다. 오리온 관계자는 답하라.(인디언밥을 만든 농심도 해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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