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사탕 선택하기

by 김작가

막대사탕 선택하기

별거 아닌데, 받으면 괜히 기분 좋은 선물이 있다. 츄파춥스 사탕처럼. 츄파춥스를 보면 몇몇 친구들이 떠오른다. 그 친구들 중 연락하는 친구들은 거의 없고 지금은 연락이 끊어진 친구들이 더 많다. 그들의 행동은 사소하게 달랐고 분위기는 비슷했다.

"아 맞다 이거 먹을래?"라고 시작되는 윤희의 말은 정겨웠다. 개당 200원 밖에 하지 않는 사탕은 언제나 뜻밖에 선물이었다. 박하사탕이었으면 안 되었을 것이다. 막대사탕이 가지는 그 비주얼 때문에 난 선물을 받는 느낌이 들었으니까. 오랜만에 츄파츕스를 받았다. 그 아이는 "이거 먹을래?"라고 물음과 동시에 가방을 뒤지더니 사탕들을 책상 위에 펼쳐놓았다.

"초코도 먹고 딸기도 먹고... 음... 나머지 하나는... 콜라 먹을래? 포도 먹을래?" "파란색 줘"

책임감이 필요 없는 쉬운 결정은 사람의 마음을 가볍게 만든다. 사탕을 고를 때 마음이 편해지는 건 그 때문일까. 인생도 좀 그랬으면. 영화 <종이달>에서 주인공은 초록색 신호등이 켜진 횡단보도 앞에서 멈췄다. "갈 거야, 말 꺼야?"라고 묻는 누군가의 말에 마침내 건너버린 주인공이 떠올랐다. 그 찰나의 순간이 참 길게 느껴졌다. 인생의 모든 선택이 막대사탕의 맛을 결정하는 것처럼 무가치했으면 좋겠다. 그럼 그때 콜라맛을 선택할 걸 따위의 후회는 하지 않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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