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스티지>
시작은 마술사로서의 성공이었다. 좀 더 관객들에게 멋있는 마술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말고 다른 욕심은 없었다. 하지만 라이벌에 대한 질투심, 비극적인 사건으로 안정된 삶이 흔들리자 집착으로 바뀐다. <프레스티지>는 광거 어린 집착의 두 마술사에 대한 이야기다. 팟캐스트 <지적인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에서 채사장이 추천해서 보게 되었다. 감독은 크리스토퍼 놀란이다.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외국 작가가 알랭 드 보통이라면 외국 감독은 크리스토퍼 놀란이다. <메멘토 모리>, <인셉션>, <인터스텔라>. 그 중에서 <프레스티지>는 가장 덜 알려진 작품이 아닐까. 반전을 모르고 봐야 하는 영화였다. 팟캐스트에서 추천을 받았지만 이미 어느 정도 결말을 들었기 때문에 긴장감을 느끼기 힘들었다. 두 주인공이 서로를 이기기 위해 점점 더 미쳐가는 과정을 감정적으로 따라가기 힘들었다.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마틴 스콜세이지의 영화다. 무려 세 시간. 도대체 마 감독님은 왜 이러시는걸까. 하지만 체감 러닝타임은 2시간 정도. 지루하지 않다. 마약, 섹스, 돈,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마고 로비가 나오는데 어찌 지루할 수가 있을까. 디카프리오도 디카프리오지만 조나 힐의 연기가 좋았다. 정신 차리고 철 좀 들라고 뺨을 떼려주고 싶을 만큼 빠져드는 연기였다. 화면 크기와 비율이 바뀌는 방식, 사진이 중간에 들어가는 방식 또한 몰입력이 높여줬다. 줄거리 자체는 불법 주가 조작으로 떼돈을 벌었다가 나락으로 떨어질랑말랑하는 주인공과 월스트리트의 비열함을 담고 있다. 세트, 대사, 연기 세 가지가 특히 좋았다. 연기는 말 그대로 '약빤' 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