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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림림 May 29. 2020

인소는 웹소설이 아니다.

인소는 웹소설이 아니다.

적어도 로맨스 장르에서는 그렇다.

필자가 웹소설 작가라고 밝히면 이런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귀여니 소설 같은 거 쓰시는 거예요?"

"비슷한데..."

"저 귀여니 소설 엄청 좋아했어요!"


비슷하지만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설명하기가 굉장히 힘들다.

이걸 설명하기 위해서는 인소의 시작, 웹소설의 시작 등 나름 역사적 흐름을 훑어야하기 때문이다.


인소는 2000년대 초반에 등장했고, 인소하면 바로 떠오르는 작가는 귀여니다.

당시 필자는 인소를 보지 않았지만 10대 후반부터 20대까지 귀여니의 작품이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인기 덕분에 종이책으로 나왔고, 영화 원작으로도 많이 쓰였다.


예전에는 인소를 무시하기도 했지만 웹소설 작가로 사는 지금 그 대중성이 놀랍다.

비록 필자의 취향은 아니지만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귀여니의 작품이 기억되는 이유는 분명히 작품에서 주는 여운이 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소와 웹소설이 같은 뿌리라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

현재 로맨스 웹소설의 기반은 그 당시 인소와 달리 종이책 로맨스 소설 작품들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시 판타지나 무협 독자가 아니었기에 그 부분에서 어땠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인소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종이책을 출판하는 로맨스 출판사들이 있었고, 그들은 인소와 다른 틀을 갖고 있었다.


예를 들어 인소에는 이모티콘이 쓰이지만, 당시 종이책 로맨스 소설에는 이모티콘이 쓰이지 않았다.

또한 인소가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비해 종이책 로맨스 소설에서는 성인을 주 주인공으로 다루었으며 감성도 인소보다는 무게감이 있었다.

그렇다고 인소가 가치 없다는 것은 아니다. 인소는 인소 특유의 감성이 있으며 그것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더 자세히 인소와 웹소설이 어떻게 다른 거냐고 묻고 싶다면 '웹소설 서바이벌 가이드'란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그게 뭐가 그렇게 다른 거냐고 대강 비슷비슷하게 치고 넘어가자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종종있다.

하지만 웹소설 작가인 필자에게는 아주아주 중요한 이야기다.

서양인들이 우리나라 사람을 보고 중국 사람 아니냐고 하면 기분이 나쁘지 않는가.

동양인이라고 다 중국인이 아니고, 한국인이 한국인의 정체성이 있듯이 웹소설도 웹소설의 정체성이 있다.

이 정체성은 일반 상업소설인 연애 소설하고도 구별되는 것이다.


그러니 제발 웹소설 작가에게 만큼은 '다 비슷한거 아니냐?'라는 태도를 보이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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