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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림림 Oct 11. 2021

사람들은 웹소설 작가를 공장처럼 생각한다.


순문학 작가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도자기를 만드는 장인처럼, 마음에 드는 작품이 나올 때까지 천번이고 만번이고 고치는 그러한 사람들을 떠올릴 것이다.


순문학에 대해 잘 모르지만 작가가 수행하는 일과 업계에서 요구받는 일이 대중이 생각하는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순문학 지망생들을 만난적이 있는데 초고를 쓰레기라고 부르면서 몇십번이고 고친다고 들었다.


반면 대중은 웹소설 작가에 대해 공장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규격화된 작품을 양산하는 공장 말이다.


아마 다른 분야의 작가들도 비슷한 이미지로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웹소설 작가인 필자가 느낌은 공장이 아니다.


생존게임이다.


추적하는 사람들이 있고 나는 도시 한 가운데, 혹은 숲 한가운데 있다.


잡히면 그대로 나는 죽는다.


살기 위해서 계속 움직여야 한다.


설사 전략을 잘못 세워 추적자들이 원하는 대로 잘못된 길을 들어서더라도 리셋은 없다.


어떻게서든 빠져나와서 앞으로 나가야한다.


추적자에게 잡히는 순간, 내 목숨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이게 필자가 웹소설을 쓰면서 느끼는 감정이다.


왜 이런 감정을 느끼냐 하면, 연재라는 시스템이 완결 될때까지 기다려주는, 혹은 몇번이고 고칠 시간을 주는 여유로운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이다.


보통 남성향 웹소설 작가는 주 5화를 쓴다. (최소한의 기준이고 주7화를 쓰는 작가들도 많다.)


여성향의 경우도 비축분을 쌓는 경우, 편수가 많은 로판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들었다.


대부분 작가가 완고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시장이 워낙 빨리 돌아가기때문이다.


플모심사를 받고, 특정 날짜까지는 원고를 인도해야한다.


그런데 대부분 이때 전체를 넘기는 게 아니라 일부분이 오픈된다.


그리고 작가는 완결 될때까지 계속 써야한다. 200화든, 300화든 말이다.


그야말로 생방송이다.


중간에 펑크라도 내는 날에는 연독률은 리먼사태 주가폭락이라도 되는 듯 떨어진다.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


이제 곧 땅에 닿을 줄 알고 몸이 느낄 충격을 걱정하는데 지하까지 파고 들어간다.


잘 하면 지구 핵에도 닿을 수 있을 것 같다.


정신을 부여 잡고 원고를 다시 써서 올려도 한번 내린 독자들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멘탈이 털리면서 패닉 상태가 된다.


무슨 내용을 써야할지 모르겠고, 떠나간 독자는 둘째치고 작품을 끝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피가 마른다.


이제 필자가 왜 생존게임이라고 표현했는지 알겠는가?


예전에는 웹소설을 공장쯤으로 여기는 대중들의 시선이 못마땅했다.


그런데 지금은 솔직히 공장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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