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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림림 Nov 25. 2021

웹소설 작가는 예술가일까?


신인 웹소설 작가나 지망생을 보면 단단히 시장을 착각하고 있는 경우가 가끔있다.


자기가 웹소설을 쓰기만 하면 스타 작가가 될거란 이상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고, 또 생각보다 좋은 성적을 초반에 얻은 경우 자신이 뭔가 대단한 '예술가'라고 착각하는 경우다.


필자는 스스로를 작가, 창작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불린다.


그런데 시장에서 웹소설 작가를 예술가라고 볼까?


대단한 성적, 대단한 작품을 쓰는 작가들을 예술가라고 볼 수는 있겠다.


하지만 일반 작가들도 예술가라고 생각할까?


많은 사람들이 웹소설을 아이 장난같다고 여기면서 이곳이 냉혹한 비지니스의 장이라는 사실을 잊는다.


어떤 사람은 기억하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런데 말이다. 네임드 작가도 한번 삐긋하면 대형 플랫폼들은 최상위 프로모션을 안주려고 한다.


얼마나 살벌한 곳인지 감이 오는가.


대형 플랫폼을 대형 마트라고 비유하자, 그럼 작가는 어떤 포지션일까?


대형 마트에 물건을 납품하고 싶은 작은 제조사 사장이다.


누구라도 그러한 대형 유통사에 자신의 물건을 '납품'하고 싶어한다.


왜냐면 자신이 직접 팔면 하나도 팔지 못하는데, 대형 마트의 매대를 활용하면 이야기가 좀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제조사들이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기에 대형마트는 이러한 접촉의 루트를 많이 열어두지 않고 있다.


그 대신 중간 유통을 통해 어느 정도 검증이 된 제품에 대해서만 납품 받는다.


이 중간 유통에 해당하는 곳이 바로 출판사다.


웹소설 작가가 파는 제품은 작품이다.


하지만 작가에게나 '작품'이지, 유통사 입장에서는 '상품'이다.


단가 하나에 100원인 상품말이다.


대형 플랫폼과 직계약을 하지 않는 한 100원 팔면 작가에게는 30원 내외의 수익이 떨어진다.


1화를 쓰느라 당신이 며칠을 투자했던 시장에서 작품은 100원이다.


그리고 결과물이 나오지 않은, 작가가 들인 시간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


업계의 70% 정도 되는 작가들이 작품의 수익으로 최저시급조차 받지 못한다.


이게 웹소설 업계의 현실이다.


상위에 랭크된 작품은 온갖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그외의 작품들은 시베리아 벌판 위해서 벌벌 떨고 있다.


사람들이 언젠가는 발견해주길 바라면서.


웹소설에서는 안전망따위는 없다.


첫 웹소설이 대박이 나서 자동차나 집을 사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최저시급조차 나오지 않아 21세기 한국에서 배를 곯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그 무게감에 대해서 부디 신인 작가와 지망생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그러니 부디 이 살벌한 업계에 발을 디딜 생각이라면, 얼어죽지 않도록 굶어죽지 않도록 보호장비 정도는 착용하자.


조금은 비장한 마음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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