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곱씹으며 조금씩 보인 것들
동양철학을 읽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말이 있다.
흐름에 맡겨라.
마음을 비워라.
고집하지 말라.
처음에는 이 말들이 수동적으로 살라는 뜻처럼 들렸다.
정해진 운명에 순응하라는 말 같았고,
더 나아가면 인생무상이라는 회의론 같았다.
하지만 수천 년 동안 회자되는 말이 단순한 체념일 리 없었다.
그래서 곱씹었고, 조금은 다르게 보였다.
시간, 환경, 인연 같은 것들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거대한 파도다.
그 파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곧 도다.
잔잔한 파도일 땐 바다에서 자유롭게 수영할 수 있다.
하지만 큰 파도에도 수영만 고집한다면 위험하다.
그럴 땐 배에 오르거나, 바다를 피하는 게 맞다.
마음을 비운다는 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다.
상황에 맞게 움직일 수 있는 상태다.
받아들인다는 것도 체념이 아니다.
인간이 바꿀 수 없는 큰 흐름을 인정하고,
그 흐름을 이용하며 유연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흐름에 맡긴다는 말은, 결국 흐름에 유연하게 대처하라는 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