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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양 Jan 22. 2024

백화점 C 양 체험판_30

30화 더 이상 고객에게 개인 번호를 주지 않는 이유

-본문은 이해를 돕기 위한 약간의, 아-주 약간의 픽션이 들어간 faction이며 구독자 분들의 흥미를 얻기 위해 없었던 일을 꾸며내지 않습니다.  


안녕하세요. 한 주 무탈하셨나요?

날이 추웠다 말았다 한탓에 저도 그렇고 주위 사람들도 그렇고 아픈 분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건강이 재산이라는 말은 어릴 때 이해하지 못했던 말인데, 지금에서야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


저와 출근해 보아요.


30화 백화점 직원들이 더 이상 고객에게 개인번호를 주지 않는 이유.


백화점에서 일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일위도 매출 이위도 매출 삼위도 매출입니다.

매출이 가장 중요해요. 인센티브가(나의 밥줄이) 달린 문제이기도 하지만, 개인 매출이라는 개인의 역량 평가가 있기 때문에 직원들이 예민하게 신경 쓰는 것 중 하나입니다.


1:1 응대 서비스로 인해 고객 한 명을 내 고객으로 만들면, 그 고객은 나에게만 사게 되고, 나의 매출로 직결되는 문제라 개인 고객 유치에 눈이 멀어 밤이고 낮이고 휴대폰을 붙들고 개인 고객 관리에 힘썼는데요,

요즘은 많이 달라지는 분위기입니다.

워라밸을 중요시하는 시대이기도 하고, 고객들이 이제 직접 백화점까지 내방하지 않아도 집에서 간편하게 결제하고 물건을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이 생기면서 개인 고객의 의미가 흐려졌는데요,

그 와중에도 고객들이 개인 번호로 연락하는 순간 일어나는 몇 가지 웃지 못할 일들이 있습니다.


1. 밤 낮 상관없이 연락한다.

매우 이른 아침이나 정말 늦은 시간에 연락하거나, 연락이 되지 않으면 컴플레인을 거는 경우가 있으며, 매장에서 일하는 중이라 연락을 받지 못하면 매장으로 전화해서 화내신다.


2. 집에서 모든 제품을 보려 한다.

문자로 매장에 있는 모든 향수의 사진과 용량대 별 가격과 설명을 모두 요구하시는 손님이 있었다.

문자로 쫙 보내달라고 한 것.

예로, 한 브랜드에 열개의 시리즈가 있다고 치자. 열 개 중 대부분 3가지 사이즈로 나오니 제품 사진 10장에 30가지 용량별 금액, 10개의 향수 설명.

하지만 우리 매장은 제품이 70가지가 넘는다.


3. 직원의 휴무를 고객은 모른다.

직원이 휴무일 때 전화해서 물건을 물어보고, 구매하려고 한다.

휴무인 직원이 연락이 닿지 않으면 다시 컴플레인으로 이어진다.


4. 개인의 사적인 이야기를 한다.

친밀감에서 오는 이유 없는 수다는 직원을 피곤케 한다.

고객으로서 유대감을 형성한 것과 친구처럼 수다 떠는 것과는 다르다. 대부분 이런 고객님은 일방적인 수다 공격을 하신다.


5. 자신의 스케줄에 직원의 스케줄을 맞추려 한다.

몇일에 나가서 얼마어치 살 것이니 그날 나오라고 한다.

물론 나를 기억해 주고 나에게 구매를 해주신다는 것은 매우 감사한 사항이나, 자신이 매장에 오는 날에 맞추어 휴무까지 바꾸기를 원하시는 고객이 있다.


물론 이건 직원들의 케이스에 따라 다릅니다. 개인이 일하는 방식이 있고, 일터에서 추구하는 게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제가 무엇이 좋다, 나쁘다 말할 순 없습니다.

(백화점 직원들이 아무리 매출이 중요하다 할지라도, 위의 사례로 나열된 고객까지는 조금 힘들어하더라....)


<오늘의 퇴근길>


좋아하는 사람의 연락은 언제나 기다리게 되는 법이죠.

연락을 하고 있어도 궁금하고, 요즘같이 상대의 수신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대화방에서는 읽음 표시 1이 언제 사라지는지만 바라보고 있기도 해요.

그랬던 풋풋한 면이 있는 반면에, 액정에 이름이 뜨면 겁부터 덜컥 나는 사람도 있기 마련입니다.

서로 남몰래 가까워질 수 있는 소중한 파랑새에서, 서로 너무나 쉽게 상처 입힐 수 있는 매개체가 되어버린 전화.

하루에 몇 시간 동안이나 들여다보는 작은 휴대폰 속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존재가 되어주고 있나요?



그 사람을 다 안다고 생각했지만 다 알지 못할 수도 있고
작은 화면 속에 담긴 것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작은 화면을 자꾸만 들여다보게 된다면
그 사람이 그립다는 것.
그 빛나는 소중한 마음은 결국 큰 선물이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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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 문의 사항은 매장 전화 추천드립니다.

빠른 응대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컴플레인 걸 이유도 없고, 바로바로 재고 있는지 확인 가능하고, 바로바로 얼마인지 알 수 있는 게 훨씬 좋지 않으세요?



오늘도 사람이 있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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