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가져온 김치찌개와 계란, 밥과 낯선 공기
런던의 첫 아침은 조용했다.
창문을 열자, 차가운 공기가 서서히 밀려들어왔다.
햇살은 흐리고, 하늘은 회색빛이었다.
낯선 공기 냄새가 코끝에 닿자,
엄마는 작은 캐리어를 꺼냈다.
“딸, 이거 어젯밤엔 너무 피곤해서 못 데웠는데, 먹자.”
엄마는 김치찌개 밀봉팩을 꺼내 전자레인지에 넣었다.
옆에선 즉석밥이 돌고 있었다.
계란 두 알은 후라이펜에 올라가 맛있게 구워지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이곳이 런던인지,
우리집 부엌인지 헷갈릴 뻔했다.
.
김치찌개의 익숙한 냄새가
런던의 부엌 위로 퍼져나갔다.
작은 주방, 커다란 창,
그리고 그 앞에 앉은 엄마.
.
“와, 여기서 김치찌개 냄새 나니까 너무 웃기지 않아?”
엄마는 그렇게 말하며 밥을 한 숟갈 크게 떠 먹었다.
나는 김이 서린 밥그릇 위에서
엄마가 이 아침을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느꼈다.
.
이국의 도시에서,
우리가 처음 먹은 식사는
레스토랑도, 호텔 조식도 아닌
엄마표 김치찌개와 밥, 구운 계란이었다.
.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그렇게
“런던의 첫 아침은, 엄마의 손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