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꽃이 되기 위해

상처 위에 핀 것들

by 이연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강했다.


작고 붉은 숨으로
세상에 처음 도착한 순간,
울음을 터뜨리며
살고 싶다는 신호를 보내던 존재였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났고,
넘어지는 법도
일어서는 법도
그 누구보다 많이 배운 사람들이다.


화가 나면 울고,
슬프면 울고,
그 감정에 솔직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지나가는 벌레에도,
날아가는 비둘기에도
두려움 없이 손을 내밀던 아이였다.


하지만
우리는 자라면서
이상하게 조심스러워졌다.


사랑도, 기쁨도,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말도
점점 숨기게 되었다.


조금만 아파도
그 아픔이 오래 남을 것 같아
무섭고, 멈추고, 도망쳤다.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두려움도 많아졌다.


그렇게
우리는 자란다.


그러나
나는 이제 조금은 안다.


상처는 언젠가
다른 결로 남는다는 것을.
터져버린 마음의 자리에도
새살은 자란다는 것을.


다 아물지 않아도 된다.
그 자리에 꽃이 핀다.


조금 아파도 괜찮고,
조금 더 부딪혀도 괜찮다.


다시 뛰어들어도 된다.
어릴 적의 우리처럼
무모하고 솔직하게
무언가를 사랑해도 괜찮다.


감정이 울컥 차오르는 그 순간에
도망치지 말고
살아 있는 몸으로
그저, 받아보자.


우리는 다시,
꽃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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