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려다, 멈춰 선 계절
무더운 여름이었다.
매미조차 지쳐 침묵한 오후, 나는 우연히 초등학교 앞을 지나쳤다.
운동장엔 아이들이 가득했다.
누군가는 축구공을 쫓고, 또 누군가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깔깔 웃었다.
얼굴 가득 땀방울이 맺혀 있었지만, 그 웃음은 더운 공기마저 삼켜버릴 만큼 시원했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췄다.
햇빛은 너무 강했고, 손으로 이마를 가리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모공 사이로 스며드는 열기,
등줄기를 따라 조르르 흐르는 땀,
그 순간이 이상하리만치 싫지 않았다.
요즘 지쳐 있었던 걸까.
그제서야 주변이 눈에 들어왔다.
길가에 피어난 작은 풀잎,
반짝이는 나무 잎사귀,
돌 하나조차 생기가 있었다.
이 도시에도, 이 한복판에도
자연은 분명 살아 숨 쉬고 있었다.
나는 그 숨결을 느끼고 있었다.
가만히 눈을 감아본다.
더운 공기 사이로
어느새 내 안에도 시원한 여름바람 하나가 불어온다.
그렇게 나는 다시 웃는다.
오늘, 이 여름도 살아 있다.
혹시 지금,
무더위 속에서 지쳐 있다면
한 걸음 멈춰,
너만의 여름을 다시 들여다보길.
살아 있다는 건,
그렇게 웃을 수 있다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