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끝에 남겨두는 다정에 대하여
하루의 끝,
아무도 없는 방 안에 앉아
문득, 오늘 내가
얼마나 무너져 있었는지를
알아차릴 때가 있다.
아무 일 없다는 듯
벗어 놓은 코트,
식지 않은 커피잔,
그 사이에서
눈물이 말없이 고인다.
그럴 때,
멀리서 온 한 문장이
나를 덮는다.
“오늘도, 수고했어요.”
그것은
담요처럼 조용했고
내가 견뎌낸 모든 것들이
그 말 안에서
조용히 이해받는 기분이었다.
따뜻한 말은
불빛보다도 더 멀리 도달한다.
누군가의 낮에 던진
작고 평범한 말이
어떤 밤의 벼랑 끝에서
사람을 살리기도 하니까.
나는 그걸 안다.
너무 춥고 어두운 시절에
내가 단 한 마디로
다시 숨을 쉬게 되었던
그 밤을 기억하니까.
그래서 요즘은
말을 아끼기보다는
말을 지켜내는 법을 배운다.
다정하다는 건
화려한 말솜씨가 아니라
누군가의 고요를
너무 세게 흔들지 않는 것이라는 걸.
오늘, 당신에게도 묻고 싶다.
누군가의 마음에
살며시 스며드는 말을
한 번쯤 건네볼 수는 없을까.
아무 일 없는 듯
지나가는 하루 속에도
우리가 건넨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등불 하나쯤 켜놓을 수 있다면
그 하루는
괜찮았다고
말할 수 있을 테니까.
"당신도 오늘, 참 고생 많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