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일방통행 길을 걸어 교회에 갔다
회개를 하세요
회개할 게 많아 시작을 어찌해야 할지
여기저기서 아버지를 외친다
나는 고요히 아버지를 내 안으로
삼킨다
주어진 회개 시간
기도는 언제나 끝맺음을 할 수 없어
달라지는 것도 없는가
의기소침한 심장은 통로와 가까운
자리에 걸터앉아 눈치를 본다
빛은 보지 않아도 살 수 있지만
온기를 느끼지 못하면 추위는 달아나지 않아
기도를 완성하고 아멘 할 수 있다면
그늘진 곳에 눈은 녹을 수 있을까
한 발짝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
뒤에서 누군가 살포시 밀어준다면
깜짝 놀라 안심되겠네
여기 삽이 있어요
눈을 치워볼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