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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여름 Feb 01. 2023

8. 눈을 치워볼래요

봄이 올 거예요


건물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일방통행 길을 걸어 교회에 갔다


회개를 하세요

회개할 게 많아 시작을 어찌해야 할지


여기저기서 아버지를 외친다

나는 고요히 아버지를 내 안으로

삼킨다


주어진 회개 시간

기도는 언제나 끝맺음을 할 수 없어


달라지는 것도 없는가


의기소침한 심장은  통로와 가까운

자리에 걸터앉아 눈치를 본다


빛은 보지 않아도 살 수 있지만

온기를 느끼지 못하면 추위는 달아나지 않아


기도를 완성하고 아멘 할 수 있다면

그늘진 곳에 눈은 녹을 수 있을까


한 발짝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


뒤에서 누군가 살포시 밀어준다면

깜짝 놀라 안심되겠네


여기 삽이 있어요

눈을 치워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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