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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여름 Feb 06. 2023

9. 비가 오면 좋을 것 같다

애도


고양이의 다리는 뻣뻣하게

허공을 향해 있었다


불현듯

냉동실에 얼려두었던

닭의 다리가 비닐봉지에서

빠져나와

살얼음이 끼었던 게 떠올랐다


작은 몸을 가진 고양이의 다리가

닭다리와 오버랩되었다


어둠 속 환한 빛이

구세주처럼 아늑해서

안기고 싶어 뛰었던 게 아닐까


무수히 살기 위해 돌진하는 것들이

겁난다


집에 돌아가 냉동실에 얼려있던

닭을 꺼내 앞마당 화단을 삽질할 것이다


비가 오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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