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여름 Mar 15. 2023

서툰 선생님

뭐든 처음은 서툰 법이지.


나는 단 한 번도

미술학원 선생님이 꿈인 적이 없었다.


나 혼자 개인 수업을 했을 때와는

조금 다른 서투름부담감이 있었다.


한 두 명씩 수업을 할 때는

소통할 시간도

깊이 있게

알아갈 시간도 충분했는데


나는 경력사항에 

미술지도 경력이

있다고 기재했지만

사실, 미술학원 선생님으로는

무경력자였다.


아주 서툰 선생님이었고

그래서 진땀 흘린 적이 많았다.



'배우가 꿈인 적은 없었는데 운이 좋았죠.'


유명한 스타가 되고 나서 회상하 듯 인터뷰하는

모습을 본 적이 한 번 이상은 있을 것이다.


'배우를 꿈꾼 적은 없지만 하다 보니

그 인물에 몰입되어 연기를 잘하고 싶었어요.

그래야 관객과 저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실 나는  뻔한 멘트에 공감하고 있다.


미대를 나왔으니

미술 가르치는 일은

마음만 먹으면

되는 거지만


서툰 선생님 딱지를 떼는 건

나 하기 달렸다는 걸  

매일 수업을 하면서 깨닫는다.


설사 내가 서툰 선생님이라도

아이들이 나를 잘 따라와 준다거나


서툰 선생님의 모습은 못 본 척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으면


빛나는 눈동자에 반해

초능력이 생기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초능력은 한 번에 생기는 건 아니지만

비로써 생길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서툰 선생님 옆에 서툰 학생도 있고

서툰 선생님 옆에 반짝이는 학생도 있을 수 있고

더 이상 서툴지 않은 선생님 옆에  

멋지게 자신의 그림을 그리는 학생도 생긴다는 걸

이제는 안다.


서로가 조금씩 마음을 열고 이해해 준다면

말이다.


뭐든 처음은 서툰 법이고 

시간을 차차 보낸다면

서툰 은 간지 나는 스타일로

탄생할 수 있다는 것도


이제는 안다.


어디서든 종이와 펜이 있다면









매거진의 이전글 어디로 가는 거예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