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찍는 것도 찍히는 것도 좋아한다
내가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건
유전일지 모른다.
(별게 다 유전이래)^^
80 ~ 90년대
그 시절 아빠는
필름카메라로 참, 사진을 많이 찍어주셨다.
기억이 나는 건 아니고
인화된 사진들을 보고 알았다.
심지어,
졸린 눈을 비비고 방에서 뒹굴뒹굴
낮잠 자고 싶은 딸을 불러
꽃이 예쁘다. 과일이 주렁주렁 열렸어.
같은 이유로 찰칵찰칵 사진을 찍어주셨다.
그때는 왜 이런 모습까지 남기고 싶을까 그랬는데
내가 지금 그러고 있다.
아빠가 사진으로 우리를 찍어주었던 것은
아빠 자신을 위해서이기도 했겠지만
우리의 어린 시절을 이 사진으로 추억하기를 바라는 마음.
즉, 우리를 위해서이기도 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제는 오랜만에 집에 가서 어린 시절 사진첩을 보았다.
사진첩에 나는 웃기도, 울기도, 멍해 보이기도 했다.
사진을 본 순간 나는 그 시절로 돌아가 그때의 나를
생각했다. 잊고 있던 그 시절 말이다.
그렇기에 사진은 찍는 것도
그렇기에 사진은 찍히는 것도
의미가 있다.
내경험으로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