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시를모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여름 Jan 06. 2023

3. 고요는 힘이 세다

고요는 힘이 세다

밥을 담아 세 그릇 식탁에 놓았어

너는 조심히 수저질하다가

가만히 놓여있는 젓가락을 떨어뜨렸지


나의 시선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젓가락을 줍는 손이 떨리는 걸 보았어


유리컵을 떨어뜨렸다면

조각난 유리 파편을

손에 쥐고 힘을 주었다면


소리가 먼저 날까

눈물이 먼저 날까


떨리는 눈물은 힘이 없지

고요는 깨지지 않았어.

매거진의 이전글 2. 잘 익은 홍시를 보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