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파동은 반사되는 거울로 돌려보낸다.
나는 안다.
사랑의 끝이 어떻게 찢기는지도,
배신의 순간이 어떻게 숨을 멎게 하는지도.
나는 겪었다.
사람이 너무 좋아서 스스로를 무너뜨리던 감정도,
도망치고 싶은데 도망칠 데가 없어서 비상계단에서 혼자 울면서 보냈던 밤들도.
나는 살아남았다.
말을 꺼내면 터질까 봐
그냥 입술을 꽉 다물고,
가슴을 속으로 집어삼킨 날들.
그래서 말할 수 있다.
나는 감정의 끝까지 도달한 사람이다.
너무 사랑해서 망가졌고,
너무 외로워서 차가워졌고,
너무 참아서 날카로워졌고,
너무 많이 버텨서 지금은 그냥 고요해졌다.
사람들은 말한다.
“넌 강해 보여.”
“넌 아무 일도 없는 사람 같아.”
“시현아, 넌 인간관계가 왜 이렇게 쉬워?”
웃기지 마.
그런 인간이 왜 이렇게 가벼우세요?
나는 감정의 끝에 다녀온 사람이야.
그래서 조용한 거야.
지금도 어떤 말은
내 심장을 쿡 찌른다.
어떤 장면은
눈물보다 더 아프게 나를 끌어당긴다.
그건
내 감정이 아직 살아 있고,
그 끝을 기억하고 있다는 증거다.
나는 한 번도 무뎌진 적이 없다.
그저
끝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왔을 뿐이다.
내 영혼은 다시 나와 연결되어있고, 그림자는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