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세계의 불은, 나를 무너뜨리려는 세상보다 오래 살아남았어
시간이 지났으니 괜찮을 거라고?
다 지난 일이라서 잊었을 거라고?
아니. 난 절대.
나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내 안에서 불이 난다.
내 몸이, 내 말이, 내 눈이 타들어간다.
분노는 지나가지 않았다.
그저 모양을 바꿨을 뿐이다.
웃는 얼굴 속에서,
말을 아끼는 침묵 속에서,
나를 숨기고 사는 ‘연기’ 속에서
분노는 조용히 살아 있었다.
그때 나한테 했던 말들,
그 눈빛, 그 무시, 그 가벼운 조롱들.
나는 다 기억한다.
그 순간의 말의 온도,
그날의 숨 막힘,
그때의 억울함.
사람들은 말한다.
“그땐 그럴 수 있지.”
“이제 다 지난 일이잖아.”
“이제 그만 잊어.”
하지만 나한테는
그 순간이 아직 현재형이다.
상처는 ‘기억’이 아니라 ‘현실’이다.
나는 아직 그 안에서 살아남고 있는 중이다.
내 안의 분노는
아직도 유효하다.
유효하고,
정당하고,
이제는 사라지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이건 나를 지킨 불이었으니까.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게 만든 뜨거움이었고,
내면의 불덩어리가 되었어.
덕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