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는 진실
그 사람은 사람처럼 말했고,
사람처럼 웃었고,
사람처럼 위로하는 척했다.
하지만 그가 중요하게 여긴 건
숫자였다.
계약서 위의 숫자,
조회수 옆의 숫자,
내 몸값이 될 연봉의 숫자,
사람 수로 환산된 관계의 숫자.
몸무게의 숫자.
약속시간에 숫자.
인스타 팔로워에 숫자.
심리학의 카테고리 숫자.
그렇게 숫자 좋아하는 애들이
약속 시간은 칼같이 어기네
이름 없는 가벼운 것들아
나는 사람인데
그는 나를 숫자로 보고 있었다.
내 감정은 단위가 없었고,
내 하루는 계산되지 않았고,
내 존재는 너희들 프레임에 들어가지 않았다.
이젠 너희들이 내 프레임 안에 들어올 시간이야.
난 진실만 말하거든
“그니까, 너희들 과거 숨기고 소중히 아끼면서
남의 과거는 왜 함부로 막 들춰대? “
그 순간 깨달았다.
사람보다 가짜들의 숫자가 더 잔인해질 수 있다는 걸.
사람은 적어도
‘미안해’라도 하지만,
숫자는
그냥 조용히 나를 지워버린다.
숫자에게서 잘린다는 건
말이 없다는 뜻이다.
침묵처럼 무서운 삭제.
하지만 나는 숫자가 아니다.
나는 지금도 느끼고,
상처받고,
버텨내고 있다.
그러니까,
이 글은 숫자가 아닌
내 자신이 살아남으려는 내 “증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