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지 말라했는데, 세상은 믿고 싶었어.

쉽게 버는 사람들, 잊힌 사람들

by 시현

고작 8살밖에 안된


나에게 아빠는 매번 말했다.

아니 세뇌시켰었다.


“사람 믿는 거 아냐. “라고


근데 그런 난 그때는 너무나도 어리기에

세상에 고작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나는 빛을 보고 싶었기에


세상을 믿고 기다리려면 어쩔 수 없이

“사람을 믿었다.” 아니 “사실은 마음을 줬다.”

더 맞는 표현인 것 같다.

나도 내 세계를 믿고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을, 말 한마디를, 겉으로라도 “괜찮아 보이는” 세상을.


매번 아빠는 마지막마디가

“돈은 거짓말 안 해.”라고 하셨다.



“ 아빠 그거 알아? 내 세계를 펼치려면

그림자들 세계로 먼저 들어가야겠더라고

근데 들어갔다가 못 나올 줄 알았는데

나 이렇게 나왔고

내 세계를 한 페이지 펼쳤어

아직 부족한데 다른 사람들은 어둠 속으로 들어가서 못 나오고 못 나오니까 괜히 옆에 빛의 세계 사람 두더라고 난 이제 다 알아. “


너무 오래 걸렸다.


“아빠 이제는 돈까지 거짓말하는 세상이야. “

믿을 거 하나 없어

사람이 아니더니

이젠 돈까지 거짓말해

클린 한 줄 알았던 돈

그 속도 더러워

말끔한 척, 눈먼 척

다 가짜였어

등 뒤에선 속셈 굴리고

앞에선 웃지

“괜찮아, 정직해”

그 말마저 위조야

사람도, 숫자도, 계약서도

다 허울뿐이야

진짜는, 아무도 없었어

내가 뿌린 신뢰는

그들의 이자 계산에 섞여

언젠가 다 털리고 말았어

믿을 것도

지킬 것도

남은 건 분노 하나

그마저도

클린 하지 않아

나는 안다.

새벽 일찍 나가서

하루 종일 서서 일하고, 욕 듣고, 잠 줄여가며

겨우 하루치 벌이를 얻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 옆에서

남의 노력 위에 올라타 수십 배의 돈을 챙기는 사람들.

얼굴은 멀쩡하고 말은 번지르르하다.

“적어도 나는 누구를 속여서 벌지는 않았다.”

이 더러운 세상에서

나를 간신히 붙잡고 있다.

누구 속이고 번 돈으로 깨끗한 척하지 마

더러운 돈으로 부모님한테 효도한답시고 용돈준 거 내가 옆에서 다 봤어.

내가 위선자 같아? 그런 너희들은 효도라는 이름의 위선으로 난 덮는다.

검은 그림자들로부터

진짜 나를 지워가며

착한 척, 예의 있는 척,

도덕적인 척을 한다.

그래.

위선은 너희가 훨씬 능숙하지.

그림자들아 검은돈으로 효도할 거면 나가죽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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