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 혼자 있는 밤, 낮에 수묵화전시를 관람하고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작품 앞에서 울컥하며 마음이 흔들려서 인지 쉽게 잠이 오지 않는다.
자격증 시험이 차로 3시간 정도의 타 지역에서 있어서 겸사겸사 여행도 할 겸 이틀 빨리 이곳에 왔다. 꽤나 마음에 드는 숙소 덕분에 오늘 아침까지 꿀잠에 늦잠까지 편히 자고 일대를 잘 돌아다녔는데, 오늘 밤은 생각이 심해를 헤맨다. 오래간만에 만나는 내면이 나쁘지 않다.
아무래도 잠이 오지 않아 다시 일어나 앉아 창밖을 보며 멍하니 있는데, 온 세상이 폭죽 한가득 불꽃놀이세상이다. 안경을 벗은 덕이다. 선명한 시선에서는 까만 밤 잠들지 않는 도시의 불빛이겠지만, 흐릿한 시선에서는 까만 밤 반짝반짝 아름다운 도심의 별빛 같은 폭죽이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시력 좋은 이들의 선명한 아침은 어떨까 부러워하면서도 라식, 라섹은 생각도 않았는데, 이 밤 나의 결점이 세상을 아름답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