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이 다른 곳으로 이전을 했다. 대중교통이 불편한 딱 그곳으로 옮겼다. 내 인생에 운전은 절대 없다고 생각했는데 절대 없는 건 절대 없다. 어쩔 수 없이 부랴부랴 운전면허를 따고 차를 샀다. 운전할 차로 연습을 해야 빨리 익숙해질 것 같아서 새 차로 운전 연습도 했다. 이렇게 나의 모닝이는 내 운전의 모든 것을 함께 했다. 유달리 위험에 대한 두려움이 큰 나는 시동을 켜는 순간부터 끄는 순간까지 늘 화가 나 있었다. '괜히 샀어. 괜히 샀어.' 나의 두려움은 애먼 모닝이를 향했고 매일 원망을 쏟아부으며 붙어 다녔다.
그렇게 한결같은 애증의 마음으로 함께 하던 7년쯤 되던 어느 날, 모닝이는 난생처음 한 바퀴 반을 굉음을 내며 돌고 돌아 에어백을 현란하게 터트리며 마지막을 맞았다. 기적처럼 머리카락 하나 다치지 않은 나를 길가에 세워두고 모닝이는 너덜거리는 문짝과 함께 만신창이가 되어 끌려갔다.
며 칠 뒤, 차에 실린 개인 짐을 찾으러 폐차장에 갔다. 운전한 사람은 괜찮냐는 사장님 말에 '제가 운전자입니다.' 하니 놀라움으로 쳐다본다. 모닝이를 다시 만났다. 스크래치 약간 있는 것 외에는 평생을 곱게 살았던 녀석이건만 첫 주인을 잘 못 만나서 다른 주인은 만나볼 기회도 없이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 고철일 뿐인 물체를 보는데 뭐가 이리 서러운지 눈물이 핑 돈다.뭐라 표현할 수 없는 미안함에 모닝이만 남겨두고 돌아오려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돌아보고 돌아보고 연신 돌아본다.
주말, 새 차를 샀다. 역시 큰 차가 좋다며 7년째 잘 타고 다닌다. 처음부터 애칭을 붙이지 않았던 이 차는 지금도 그냥 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