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이 다정한 향기, 랑방 레옴므

by YesterdaysScent

맑은 셔츠 냄새가 난다.

방금 햇빛 아래에서 잘 마른 셔츠를 입었을 때,

목과 어깨 사이로 스치는 그 느낌.

뽀얗고, 깨끗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안심이 되는 냄새.


그게, 랑방 레옴므다.


처음 이 향을 맡았을 땐

누구나 알고 있을 것 같은 냄새라고 생각했다.

익숙하고 편안해서, 오히려 특별한 줄 몰랐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면

그 평범함이 자꾸 생각난다.

다른 향수들이 기억을 휘젓고 사라질 때,

이 향은 조용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시트러스의 상큼함이 먼저 스치고,

라벤더와 민트가 뒤따라 조용히 다가온다.

그리고 끝에는 아주 부드러운 우디 노트가

마치 셔츠 속 체온처럼 남는다.

말하자면 **깨끗한 사람의 냄새**다.

꾸미지 않았지만 신경을 쓴 사람,

드러내지 않지만 세심한 사람,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사람.


누군가의 품에 잠깐 기대었을 때,

거기서 이런 냄새가 난다면

왠지 마음이 놓일 것 같다.


랑방 레옴므는 그런 향이다.

향기롭기보단 깨끗하고,

화려하기보단 조용하고,

화장한 얼굴보다 막 세수한 얼굴처럼

솔직하고 담백한 냄새.


그래서 나는 이 향이 좋다.

기억에 오래 남지 않아도,

곁에 오래 둘 수 있는 향.


햇빛, 셔츠, 가벼운 바람,

그리고 조용한 호감.

그 모든 것을 병 안에 담아낸 듯한 향.


그게,

랑방 레옴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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