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숲 일기 / 에세이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창문 너머로 아이들이 가방을 메고 학교에 간다. 화창한 날씨에 하늘은 푸르고, 푸른 벌판을 달리는 어린이들 세상, 5월이다. 학교 앞 건널목에는 학부모들이 노란 깃발을 들고 아이들을 안전하게 이동시킨다. 메인 스트리트가 1Km에 달하고, 신호등이 4개나 있지만, 차들이 출근 시간이라 밀리면서도 질서 정연하게 교통신호를 지킨다. 요즈음 부쩍 아이들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이곳에 처음 이사를 왔을 때, 초등학교 개교가 늦어진다는 소식을 접했다. 학부모들이 대책위를 만들어 전단을 뿌리고,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저녁에는 학부모들이 학교에 모여 밤늦도록 토론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 당시 대책위원장이던 여자 학부모의 논리적인 항의 및 대책이 인상 깊었다. 결국 버스로 세종시에 있는 교육부 앞에서 항의 시위를 하면서 사태는 해결이 되었다. 아이들의 교육은 어떤 경우로도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
이곳은 어린이들이 많이 보여서 행복하다. 곳곳에 유모차들을 밀고 다니는 주부들이 자주 보이고, 단지별로 있는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시끄러운 소리는 아름답다. 학교 운동장에는 청소년들이 축구, 농구를 하면서 땀을 흘리고 있다. 정부에서 아이들을 낳지 않아서 인구 감소를 걱정할 때,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이곳의 유일한 걱정은 유아원, 학교 증설이다. 여기저기서 ‘5월은 푸르구나! 우리는 자란다.’라는 소리가 우렁차게 메아리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