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이 너로 채워질 때 -(2)
눈이 오던 하얀 겨울, 나는 사랑으로 가득한 내 배를 안고 창밖을 보며 기도했어.
바깥세상이 궁금한 네가 조금만 더 엄마 뱃속에 머물러주기를,
지루한 병원 생활이 힘들었던 내가 최대한 오래 너를 품기를.
1월이 끝나갈 때, 그래도 너는 세상이 궁금하다며 예정된 한 달을 더 못 기다리고 세상밖으로 나왔지.
비록 남들보다 작게 태어났지만, 남들 못지않게 쑥쑥 자라고 있는 네가 나는 너무나 기특하고 대견해.
뱃속에서 꼬물거리던 너의 움직임은
커다란 울음소리로 나를 지배했다가,
떼쓰기 권법으로 나를 조종했다가,
지금은 마법보다 황홀한 아름다운 언어로 나를 현혹시키지.
그런 너에 대한 내 마음은,
때로는 너무 힘들어서 네가 빠르게 커버리기를,
때로는 너무 귀여워서 네가 천천히 자라기를,
하루에도 몇 번이나 변덕쟁이로 너를 대하지.
다섯 살이 된 너는, 언제나 예쁜 웃음으로 나를 설레게 했단다.
너는 늘, 내가 하는 모든 말을 귀담아들으며 맑고 빛나게 웃었지.
어느 날 너는 지나가던 갓난아기를 보고,
“엄마 나는 어릴 때 어떤 아기였어요?”라고 물어봤어.
나는 너에게
“너는 아기 때도 환하게 잘 웃던 아이였어. ”라고 말했지
그랬더니 너는,
라며 더 크고 환하게 웃어주었단다.
네가 하는 찰나의 순수한 말들은
나의 힘들었던 모든 순간들을 말끔히 지워버리지.
때로는 네가 나를 키우고,
나는 너를 통해 사랑을 배운단다.
사랑해, 나의 첫 번째 보석아.